못 갚은 카드빚 눈덩이… 연체율 8년래 최고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 2.87%, 2015년 2분기 이후 최고
2024-03-07 최재원 기자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신용카드 대출의 연체율이 8년 반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고금리 장기화로 카드빚을 돌려막는 서민들이 급증한 것이 원인이다.
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시중은행·지방은행 등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2.87%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 2.03% 대비 0.8%p 넘게 상승한 것으로, 8년6개월 전인 지난 2015년 2분기의 2.93% 이후 최고치다.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등 소액 고금리 대출 중 상환일보다 하루라도 원금상환이 늦어진 대출액의 비중을 의미한다. 지난 2021년 3분기 2.00% 이후 4분기 연속 1%대에 머물렀으나 지난해 4분기부터 2.33%로 오르며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후 2분기 2.57%, 3분기 2.73%로 지속 증가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연체율이 3.0%를 기록하며 월 기준으로 지난 2015년 8월 3.1% 이후 8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3%대를 넘겼다. 연체액 역시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8개 전업카드사(신한·현대·삼성·국민·롯데·우리·비씨·하나)의 연체액은 2조51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3분기의 1조3398억원 대비 53.1% 급증했다. 카드 연체액이 2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5년 카드대란 이후 18년만에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이 같은 카드사 연체율‧연체액의 급증은 고금리가 장기화되고 경기침체도 지속되면서 대출자들이 빚을 제때 갚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카드론 등 신용카드 대출금리가 20%에 육박하며 상환부담도 늘어난 상황이다. 카드사들의 영업자금 대부분은 시장에서 조달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이자 비용도 증가해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지난 2022년 말 8개 카드사 중 카드론 금리가 14% 미만인 곳은 4곳이었으나 지난해 말에는 1곳에 그쳤다. 이들 카드사의 지난해 12월 기준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4.61%로 전월 14.46% 대비 0.15%p 상승했다. 또한 지난해 5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카드)의 충당금 적립 전 영업이익은 총 6조1873억원으로 전년 4조7448억원과 비교해 약 30%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이들 카드사의 대손충당금은 총 3조2278억원으로 전년 1조9948억원보다 61.8%나 늘면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