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위기의 건설사들, 갑진년 주총 키워드는 '변화'

GS건설·코오롱G, 오너 4세 신규 사내이사 선임 포스코이앤씨 등 경영진 대폭 물갈이···사업 기조 변화 가능성

2024-03-07     권한일 기자
주요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주요 상장 건설사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이달 중순부터 예정된 가운데 기업들은 극심한 업황 침체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생존에 방점을 찍고, 사령탑 교체와 사명(社名) 변경 등 대대적 변화에 나선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GS건설은 오는 29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서 열리는 주총에서 오너 일가 4세인 허윤홍 사장(45)을 임기 3년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허창수 GS 명예회장 겸 GS건설 회장의 장남인 그는 지난 2013년부터 이 회사 플랜트 담당 상무와 사업지원실장, 신사업 부문 대표 등을 거쳤다. GS건설은 허윤홍 사장을 새 사내이사로 추천한 사유로 "다양한 업무 경험을 통해 회사의 비약적인 발전 및 기업가치 제고를 이뤄냈고, 장기간의 근무로 회사 사정에 정통해 업무 전반에 대한 경영이해도와 전문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오는 28일 경기도 과천 본사에서 예정된 제64기 정기 주총 의안으로 이규호 부회장(39) 사내이사 선임건을 다룰 예정이다. 이날 지주사인 ㈜코오롱과 주요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 주총에도 이 부회장 사내이사 선임안이 동시에 상정됐다. 이 부회장은 코오롱 오너 가문 4세이자 이웅열 현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그는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 공장에 입사한 뒤 동회사 경영진단실 및 FnC부문 상무보, ㈜코오롱 전략기획실 상무, 코오롱글로벌㈜ 자동차 부문 부사장 등을 거쳐 현재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대표이사 겸 코오롱 전략 부문 부회장을 맡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오는 21일 서울 테헤란로 포스코센터에서 장인화 현 포스코 고문 및 정기섭(포스코홀딩스 CSO)·김준형(친환경미래소재팀장)·김기수(미래기술연구원장) 등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안을 의결 사항으로 내걸었다. 이 회사 친환경인프라(건설) 부문 주력사인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에는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이 지난달 선임됐다. 앞서 포스코 전략기획 본부장과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 총괄 등을 역임한 그는 회사 내에서 재무·전략 전문가로 통한다. 기존 한성희 사장 체제에서 가파른 영업익 감소세를 재무통인 전 사장이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회사명을 바꿔 변화와 혁신 의지를 강조하거나, 사업목적을 추가해 신사업 확장을 꾀하는 건설사도 많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오는 21일 서울 상일동 본사에서 열리는 주총에 회사 이름을 '삼성E&A'로 바꾸는 내용의 정관 변경안을 상정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53년간 쌓은 회사의 고유 정체성인 엔지니어링(Engineering)에 에너지(Energy)·환경(Environment)·자연(Eco) 등을 함축하고, 수행 혁신과 의지를 담은 어헤드(Ahead)를 결합했다. SGC이테크건설도 'SGC이앤씨(SGC E&C)'로 회사명을 변경하는 안건을 주주총회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기술 경쟁력(Engineering)을 바탕으로 리딩 EPC(설계·조달·시공)의 지위를 공고히 한다는 포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SGC이테크건설은 사업목적에 물류 운송·유통업·보세창고업·통관 대리 관련 서비스업 등을 추가한다. 이 회사는 물류기업 웨스트사이드로지스틱스를 설립해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신세계건설은 오는 26일 예정된 제33기 주총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소프트웨어 개발·판매 및 유지보수업 △유무선 통신장비 제조·판매·서비스업 △방송음향 및 영상장비 제조·판매·서비스업을 신규 사업목적으로 의결할 예정이다. 이는 데이터센터 등 신사업 수주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정두영(현 신세계건설 대표이사)·김낙호(현 지원본부장)·김문경(현 공사본부장) 등 사내이사 선임 안건도 상정됐다. 회사 관계자는 "정두영 대표이사와 두 본부장이 해당 직책을 맡은 지 각각 1년, 6개월여에 불과하다"며 "안정적인 경영으로 업황 위기를 타개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