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 역사 속으로…외교전략정보본부 출범
7일 대통령 업무보고…장관 직속 개혁 TF 발족 인태 전략담당관 신설…인태 전략 '대사' 임명
2024-03-07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북핵 외교의 컨트롤타워인 한반도평화교섭본부가 18년 만에 개편돼 역할이 확장된다. 본부 산하 북핵협상과와 북핵정책과는 통·폐합된다. 북한을 비롯한 안보 목적의 외교정보 수집·분석 및 공유와 활용·확산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직제 개편도 추진한다.
7일 외교부에 따르면 한반도평화교섭본부는 외교전략정보본부로 이름을 바꿔 개편된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에게 '2024년 외교부 주요정책 추진계획' 보고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한반도평화교섭본부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6자회담 대행을 위해 3년 동안 유지되는 차관급 한시 조직으로 출범했다. 이후 북핵 문제의 중대성과 동북아 외교 비중 확대에 따라 5년 만인 2011년 정규 조직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이어지면서 6자회담은 유명무실화 된데다, 우리나라와 국제 환경의 외교 중심축이 한반도 문제에서 인도·태평양(인태)으로 옮겨가게 됐다. 이에 발맞춰 조직을 효율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특히 북한 정보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 상황에서 재외공관 등에서 수집한 정보의 분석·활용을 통해 정세를 신속하게 판단하고, 발 빠르게 대처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게 외교부 측 설명이다. 외교전략정보본부는 1국3과로 구성된다. △외교전략 △외교정보 △한반도 정책 △국제안보·사이버 업무 등 크게 4개의 파트를 총괄한다. 각각의 파트에 따라 외교전략기획관, 외교정보기획관, 한반도외교정책국, 국제안보국 등이 신설·재편된다. 외교전략기획관은 현재 양자 외교를 관장하는 1차관실 산하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포괄적 지역 전략인 '인태 전략' 이행을 총괄하고 있다. 이를 외교전략정보본부 산하로 옮겨 그 밑에 '인태 전략담당관'을 신설하고 인태전략대사를 정부 특별대표로 임명하겠다는 복안이다. 외교정보기획관은 현재 태스크포스(TF) 형태로 외교 정보의 수집·분석을 담당하는 '외교정보단'을 상설화한 것이다. 미국 국무부 정보조사국(INR)과 유사한 역할을 맡는다. 한반도외교정책국은 기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의 업무를 이어받는다. 산하에 있던 북핵협상과와 북핵정책과는 통합해 2국 4과(課) 체제가 1국 3과로 축소한다. 현재 대북정책협력과와 평화체제과는 그대로 두되 명칭은 추후 변경될 수 있다. 국제안보국은 군축, 비확산, 사이버 등을 포함해서 부내에 산재해 있던 국제안보 업무를 보다 총체적 관점에서 접근한다. 기존 국제안보대사는 국제 사이버 협력대사로 변경해서 사이버 업무 강화를 노린다. 외교부는 전통적 안보 영역 못지않게 경제안보가 중요해지면서 경제안보 외교를 중점적으로 다룰 과장급 전담 조직을 기존 양자경제외교국 내에 신설한다. 다만 정부조직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와 협의가 필요해 개편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올 상반기 내로 조직 개편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조 장관을 향해 "정책 수요자인 국민 입장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발굴하고 제시하는 민생 부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외교부는 정치 외교뿐만 아니라, 경제 외교 분야에서도 수출 전진기지로 활약할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의 기업 진출 및 수주 등 측면에서 사업의 성격이나 국가 특성상 특히 정부 간 협력이 중요한 국가들에 대한 중점 관리 방안을 강구하여 시행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