醫·政, 복귀 의료인 향한 비난에 ‘자제 촉구’ 한목소리

박단 대전협 비상위원장 “사직·병원 근무 전공의의 결정 존중” 정부, 조속한 시일 내 전공의 보호·신고센터 설치 예정

2025-03-10     이용 기자
8일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일부 전공의들 사이에서, 의료 현장에 남은 전공의를 향한 비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복귀 및 근무 중인 전공의를 색출하는 등 극단적인 행동에 의료계 내에서도 자중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현재 병원 근무 중인 의사를 비난하는 일부 전공의들에게 자제를 촉구했다. 박 위원장은 "저는 현재 근무 중인 전공의 선생님들에 대해서 비난할 의사가 없다"며 "일부 온라인상에서 실제로 그러한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면 중단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전공의 각자의 입장과 그에 따른 결정은 모두가 다르다"며 "사직은 각자가 선택한 사안이며 병원 근무를 지속하는 것 역시 본인의 결정으로 그 모든 결정을 존중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의사 및 의대생 온라인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는 의료 현장에 남아있거나, 복귀한 전공의를 '참의사'라고 조롱하며 의료 현장에 남은 전공의의 소속 과와 잔류 인원 등이 명시된 목록이 올라왔다. 또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의협 회장의 직인과 함께 '집단행동 불참 인원 명단 작성 및 유포'라는 내용이 담긴 문건이 올라왔다. 의료 현장에 남은 전공의들을 색출해 블랙리스트를 만들라는 의도로 해석된다. 정부는 의료 현장을 지키는 전공의들을 색출하려는 일각의 움직임에 대해 "이런 행태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8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환자 곁을 떠난 전공의들이 현장에 돌아올 생각을 하기는커녕, 동료들이 복귀하지 못하도록 비난하는가 하면, 용기 있게 먼저 의료현장으로 돌아간 동료를 모질게 공격하고 있는 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장에 복귀한 전공의들의 실명과 출신학교를 온라인에 공개하고, 여러 명이 모인 단톡방에서 공공연히 따돌리고 괴롭히는 사례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지성인이라면, 더구나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의료인이라면 해서는 안 되는 언행이다. 동료와 선후배에 대한 인격적 폭력이며 국민에게 실망과 분노를 주는 행위"라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조속한 시일 내에 전공의 보호·신고센터를 설치해 전공의의 이탈, 미복귀를 강요하고 교사하는 행위 등에 대해 익명 신고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신고 접수시 희망하는 경우 수련기관을 변경하는 등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수련병원에서도 복귀한 전공의에 대해 보호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 차관은 "면허 정지 처분보다 동료들이 더 무섭다는 전공의의 호소를 들으며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사람을 살리는 직분을 부여받은 의사들이 어쩌다 이런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는지 마음이 답답하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