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룡대전·한강벨트'···눈여겨 볼 빅매치 지역은?
4·10 총선 D-30···여야 지역구 공천 사실상 마무리 경기·충청·PK 등 격전지 대진표 완성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4월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여야의 공천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주요 지역구의 대진표가 속속 확정되고 있다.
당장 인천 계양을에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른바 '명룡대전'이 확정됐고, 총선 승패를 결정지을 서울 '한강 벨트'와 PK(부산‧경남)의 '낙동강 벨트'에서도 여야 간 일대 혈전이 예상된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4‧10 총선 지역구 공천을 사실상 마무리 지은 상태다. 국민의힘은 전체 지역구 254곳 중 이날 기준으로 총 233곳의 후보를 확정 지었다. 나머지 16곳은 경선을 치르고 있고, 5곳은 국민공천이 실시될 예정이어서 모든 지역의 공천 방식이 확정된 셈이다. 민주당도 전날까지 추가 공모 지역 10곳을 제외한 244곳의 공천 심사를 마쳤다.
'한강 벨트'···수도권 승패 바로미터
이번 총선에서 승패를 결정지을 분수령은 역시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이다. 수도권에는 서울 48석, 인천 14석, 경기도 60석 등 총 122석의 의석이 걸려 있다. 이 가운데 최대 격전지라고 할 수 있는 곳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맞붙는 인천 계양을이다. 두 사람 모두 대선후보급 인사라는 점에서 사실상 '미니 대선'이나 다름없는 매치다.
서울 지역은 먼저 소위 '한강 벨트'에서 여야가 뜨겁게 맞붙을 예정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용산을 제외한 전 지역을 민주당이 석권한 바 있지만, 이후 4년 동안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거치며 표심이 출렁이고 있어 국민의힘은 이 지역 탈환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서울 광진을은 재선에 도전하는 고민정 민주당 의원과 오세훈계인 오신환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는다. 지난 총선에서 고 의원이 오세훈 당시 후보를 2740여표 차로 이기고 당선된 만큼 이번 총선은 오 후보가 오세훈 시장 대신 치르는 '복수전'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 마포을의 경우에는 운동권 출신 후보들 간 대진이 완성됐다. 당내 대표적인 운동권 출신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이곳에서 4선에 도전하고, 국민의힘은 운동권 전향 인사인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 회장을 배치하며 '운동권 청산론'의 각을 세웠다.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 공천을 놓고 홍역을 치렀던 서울 중성동갑에서는 양당의 대표 여전사들의 빅매치가 성사됐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와 대립한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 공천했고,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저격수로 주목받은 윤희숙 전 의원을 내세웠다.
여야 간 후보가 바뀐 영등포갑도 눈여겨 볼 곳이다. 국민의힘은 하위 20% 통보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한 현역 김영주 의원을 그대로 전략 공천했다. 민주당은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을 공천하며 탈환에 나섰다.
'정치 1번지' 종로에서는 현역인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민주당 후보가 맞붙는 가운데 금태섭 개혁신당 후보가 참전하며 3파전이 치러질 예정이다.
분당갑 중량급 '빅매치'···화성을 '3자 대전'
경기도에도 중량급 인물들이 상당수 배치됐다. 성남분당갑에서는 현역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맞붙으며 빅매치를 예고했다. 성남분당을에서는 현역인 김병욱 민주당 의원이 3선에 도전하고, 국민의힘에서는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나선다.
화성을은 새로운 인물들 간 3자 대결을 앞두고 있다. 이 지역 현역인 이원욱 개혁신당 의원이 옆 지역구인 화성정으로 옮기면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민주당은 영입 인재인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을 전략적으로 공천하며 맞불을 놨고, 국민의힘은 역시 영입 인재인 한정민 전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연구원을 전략 공천했다.
'낙동강 벨트'···민주 '수성'이냐 국민의힘 '탈환'이냐
PK 지역의 '낙동강 벨트'도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전체 9개 지역구 가운데 현재 민주당이 차지한 5개 지역구를 이번 총선에 모조리 탈환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3선 이상 중진들을 전략적으로 재배치하며 승부수를 던진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김태호 의원을 경남 양산을에 배치하면서 현역인 김두관 민주당 의원과의 전직 경남도지사 간 승부가 성사됐다. 두 사람 모두 양당의 잠재적 대권 주자인 만큼 이긴 후보는 차기 대권 가도에 날개를 달 수 있다. 김해을에도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서 3선을 한 조해진 의원을 전략 공천시키며 현역인 김정호 민주당 의원과 대결이 이뤄진다.
부산 '낙동강 벨트'의 최전선인 부산 북갑에는 재선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3선에 도전하고, 국민의힘은 부산시장을 지낸 5선 서병수 의원의 지역구를 옮겨 재배치해 탈환 의지를 드러냈다. 부산 사하갑에서는 국민의힘 이성권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현역인 최인호 민주당 의원과 격돌한다.
전통적인 '캐스팅보트' 지역인 충청은 전반적으로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도전하는 형세다. 충북 청주 상당에서는 돈봉투 의혹에도 불구하고 공천장을 받은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6선에 도전하고, 민주당은 경선에서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꺾은 이강일 청주상당지역위원장이 지역구 탈환에 나섰다.
보수 강세 지역인 충남 홍성예산은 현역 홍문표 의원의 경선 포기로 공천을 받은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비서관과 민주당의 양승조 전 충남지사와 맞붙는다.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는 5선의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민주당은 박수현 전 국민소통수석을 각각 내세웠다.
반면 대전은 국민의힘이 도전자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대전 7개 지역구를 모두 민주당에 내준 바 있다. 대전 유성을은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긴 5선 이상민 의원이 그대로 공천을 받았고, 민주당은 영입 인재인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원이 이 의원의 아성에 도전한다. 대전 동구에는 비례대표인 윤창현 의원과 현역 장철민 의원의 대결이 성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