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인재 늘리고 신소재 개발"…산업계, 초격차 경쟁력 높인다
K-산업, 첨단기술 확보 온힘…과학기술 인재 영입·신소재 개발 등 전략 다각화 정부도 연구시설·장비 등 지원…기술 개발·공급망 안정화에 1조1410억원 투입 국가 핵심 과학기술 수준 中에 첫 추월…분야별 정책 수요 파악 등 과제 산적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국내 산업계가 초격차 기술력을 토대로 미래 첨단 산업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도 지원사격에 나선다. 다만 최근 한국의 과학기술 수준이 중국에 추월당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산업계에서는 분야별 정책 수요에 맞춘 기술전략 수립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산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미래 기술 경쟁력을 선점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과학기술 인재 확보에 나서는 등 초격차 역량 제고에 공을 들이고 있다.
1만명 규모의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에 돌입한 삼성은 최근 기술인재 선점을 통한 초격차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1월 ‘2024 삼성 명장’ 15명과 가진 간담회에서 “기술 인재는 포기할 수 없는 핵심 경쟁력”이라며 “인재가 마음껏 도전하고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그룹도 ‘집중 채용 기간’을 활용해 기술인재 확보에 나섰다. 주요 채용 분야는 미래 시장 창출을 위한 인공지능(AI), 로봇, 소프트웨어,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차세대 전지 개발, 신소재 개발 등 연구개발(R&D) 분야와 영업·마케팅, 경영기획·관리 등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도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채용 기준을 낮추거나 따로 채용 규모와 기간을 명시하지 않는 등 ‘인재 모시기’ 경쟁이 한창이다. ‘업계 최고 대우’도 예고됨에 따라 동종업계 간 이직 사례도 증가할 전망이다.
‘산업의 소금’으로 꼽히는 첨단 신소재 개발 경쟁도 뜨겁다. 소재는 부품과 제품을 구성하고 성능을 좌우하는 기초 물질인 만큼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선 신소재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주요 기업들은 R&D 조직을 강화하면서 예산 집행을 늘리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R&D 비용으로 1조1000억원을 넘게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성장세 둔화 여파에도 적극적인 R&D 투자를 통해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부도 초격차 기술 확보와 공급망 안정화 등을 위해 올해 소재부품 기술 개발에 총 1조141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신규 과제 예산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4274억원을 배정했다.
산업계에서는 기술별 강점과 약점, 분야별 정책 수요를 파악해 기술전략 수립과 연구 인력 확보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최근 실시한 ‘22대 국회에 바란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산업계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연구(기술)인력 확보(27.5%)’가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기술사업화 및 스케일업(18.6%) △신사업 발굴(18.3%) △규제 및 제도 적응(13.8%)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응답했다. 아울러 이번 22대 국회 출범 후 우선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는 △연구인력 확보(21.9%)가 1순위로 꼽혔으며, △R&D 세액공제(20.5%) △기술사업화 지원(15.6%) △기업활동 규제개선(12.9%)이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