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올해 주총서 '전문가' 사외이사 모시기 분주
주요 기업들 주총 안건에 사외이사 선임·연임…각 분야 전문가 확보로 경쟁력↑ "전문가 사외이사 선임 시 이사회 안건에 대한 분야별 전문성 발휘 가능"
2024-03-11 신영욱 기자
매일일보 = 신영욱 기자 | 재계가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인공지능(AI), 로봇,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시장 경쟁 심화 등으로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의 중요성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주총에서 기업들은 사외이사의 선임과 연임 등을 통해 사외 이사진의 전문성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사외이사의 경우 정식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나 회사에 대한 조언이 가능하다. AI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시대에 접어들며 다양한 분야의 주도권 경쟁이 격화된 만큼 전문적인 조언이 가능한 사외이사가 갖는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오는 20일 주총을 진행하는 삼성전자는 신제윤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조혜경 한성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중 조 교수는 한국로봇학회 회장까지 지낸 대표적인 로봇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이사(의장), 제어로봇시스템학회 부회장 맡기도 했었다. 또 신 전 위원장은 관료 출신 금융전문가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이달 예정된 주총에서 메모리반도체 전문가 손현철 연세대 교수, 회계‧재무 전문가인 양동훈 동국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아울러 박정호 전 SK하이닉스 대표이사(부회장)가 물러나며 생긴 사내이사 자리도 기술 전문가로 채운다. 새로운 사내이사로 추천한 안현 SK하이닉스 솔루션개발담당(부사장)은 은 플래시 기술 및 전략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낸드개발기획그룹장, 낸드개발사업전략담당 등을 역임했다. 또 삼성전기는 정승일 트러스톤자산운용 고문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그는 한국전력공사 사장, 한국가스공사 사장,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등을 거친 인물이다. LX세미콘은 김남수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한상범 전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를 신임 사외이사로 내정한 상태다. LG전자의 경우 새로운 사외이사를 선임하지는 않는다. 다만 류충렬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 회계학 부교수, 서승우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지능형자동차 IT센터장), 이상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등의 연임을 통해 사외이사진의 전문성을 유지했다. 이중에는 스마트모빌리티, AI 등 최근 경쟁의 중요도가 높은 각 분야의 전문가가 여럿 포진해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사외이사가 되면 기업 경영에 있어 이사회 안건으로 올라 것들에 대해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며 "각각의 분야 전문가들인 만큼 사내이사나 회사 내부에서 생각하지 못한 측면의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고, 어떤 내용에 대한 검토 필요 등의 의견도 줄 수 있는 만큼 건전하게 진행되면 기업 거버넌스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물론 시장조사기관 등 외부 자문도 구하긴 하겠지만 경영의 방향을 앞두고 진행하는 이사회 차원 결정인 만큼 무게감이 다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