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흙’을 알아야 귀농할 수 있다

2025-03-11     농협안성교육원 박정석 교수
농협안성교육원

매일일보  |  매년 3월 11일을 흙의 날로 제정하여 흙의 소중함과 보전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2015년 처음 지정된 이래 현재에 이르고 있다.

흙의 날이 3월 11일로 정해진 데에는 ‘3’이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달(月)로서 '하늘(天)+땅(地)+사람(人)'의 3원과 농업·농촌·농민의 3농을 뜻하고, ‘11’은 흙을 의미하는 한자(土, 흙토)를 풀면 십(十)과 일(一)이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귀농을 결심하게 된 배경의 대부분은 농촌생활과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가 전체 42.2%를 차지할 정도로 우리 사회 현상의 일부분이 되었다. 삭막한 도시에서 지친 삶을 흙과 전원을 벗 삼아 농업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된다. 하지만 농촌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목적이 뚜렷해야 농업창업, 노후생활 영위 및 전원생활 등 자신의 유형에 맞는 귀농 설계를 할 수 있다. 귀농설계를 하는데 있어서 무엇보다도 농지구입이 중요하다. 대부분 귀농인들은 농지구입에 대해서는 겉만 보고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농업 생산기반인 ‘흙’은 생명이 살아 숨 쉬는 곳으로 풍부한 광물, 유기물, 공기 그리고 각종 영양소의 혼합물인 흙에 물이 스며들면 생물들의 삶의 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흙을 ‘생명의 모태’, ‘생명창고’라 부르면서 중요시 해왔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체들은 이 흙에 기대어 그들의 삶을 이어가며, 또한 그들이 죽어서 흙으로 되돌아 가고 새로운 생명의 탄생에 기여한다. ‘생명의 터’인 ‘흙’ 그곳에서 우리는 일용할 양식을 얻고 있으며, 흙 또한 생태계의 중요한 정화와 재생의 매체이며 실제로 살아있는 여과장치의 역할을 한다. 흙이 좋고 나쁨을 지력(地力)으로 표현하는데 지력이 좋은 상태에서는 작물이 잘 자라고 또 많은 농산물을 얻을 수 있지만 지력이 나쁘면 작물이 잘 자라지 못하고 농산물 품질 또한 떨어진다. 이와 같이 지력은 농산물을 생산하는데 매우 중요하며 농업의 기초이기도 하다. 지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흙속의 13가지 영양성분으로 구성된 무기물과 유기물이 있어야 한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죽은 동물들의 사체나 분뇨 그리고 나뭇잎, 나뭇가지들은 유기물이고 이러한 유기물 속에는 많은 무기질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속에 질소, 인산, 칼리를 자연 속에서 얻게 된다.  이러한 양분이 얻어지기 위해서는 흙속에 있는 미생물과 지렁이 등이 많이 활동하여야 한다. 즉 유기물을 분해해서 무기물로 바꿔주는 역할은 미생물이 하는 것이다. 이러한 미생물의 활동이 흙속에 많은 양분을 공급해 주고 지력을 높여 흙을 비옥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화학비료만 이용하면 흙의 지력이 높여진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귀농인들이 농지를 매입할 때 토지이용계획을 통해 집을 지어 살 수 있는지 여부, 토지 등기부등본으로 매도자의 농지가 맞는지 여부 등은 쉽게 확인할 수 있어도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는 흙인지 아닌지의 여부는 육안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이럴 때에는 해당 농지의 흙을 분석 의뢰하면 지력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데 가까운 농업기술센터나 농협의 토양진단센터를 이용하면 된다.  살아 숨 쉬는 흙이 있는 농지를 구입하는 것이야 말로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는 지름길이며, 성공적인 귀농을 위한 첫걸음이다.   농협안성교육원 박정석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