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 확률조작 과징금 폭탄' 넥슨, 공정위 상대로 취소소송

넥슨 "일부 소명할 부분 있어 법원 판단 받기로" 소급 적용이 관건 될 듯…일부 이용자들, 단체 소송 나서

2025-03-11     이태민 기자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넥슨코리아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넥슨은 최근 확률형 아이템 등장 확률을 낮추고도 게임 이용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업계 사상 최고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는데, 이에 불복하고 법적 다툼에 나선 것이다.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달 공정위를 상대로 ‘시정 명령 등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서울고등법원에 접수했다. 이 사건은 서울고법 행정6-3부(재판방 백승엽, 황의동, 위광하 고법판사)에서 심리 중이며, 첫 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넥슨 관계자는 “일부 소명할 부분이 있어서 법원의 판단을 받기로 했다”며 “소송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밝히기는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월 넥슨코리아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판단, 과징금 116억4200만원을 부과했다. 전자상거래법상 역대 최대 규모다. 당시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 2010년 9월부터 2021년 3월 사이 인기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와 ‘버블파이터’에서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소비자의 구매 선택에 중요한 요소인 확률 변경 사실을 누락하거나 거짓으로 알린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기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확률형 아이템에서 가장 중요한 상품정보는 확률인데, 무형의 디지털 재화의 특성상 판매자가 관련 정보를 공지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알린다면, 소비자는 이를 알 수가 없다”며 “넥슨의 행위는 소비자 선택결정에 중요한 사항을 누락해 알리거나 거짓으로 알리는 것으로서 소비자 유인 가능성이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넥슨 측은 입장문을 통해 이용자에게 큰 실망을 안긴 점을 사과하고 공정위의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전했다. 다만 공정위의 제재 사안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에 대한 고지의무가 없었던 시기에 발생한 일을 소급 적용해 문제 삼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넥슨은 이미 지난 2021년경부터 게임 내 각종 확률형 콘텐츠의 실제 적용 결과를 쉽게 조회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 ‘넥슨 나우’와 이용자들이 직접 확률 데이터를 확인하고 스스로 확률 정보를 검증할 수 있는 오픈 API를 도입을 통해 재발 방지 시스템을 마련한 상태다. 한편 게임 이용자들은 공정위 처분을 근거로 집단행동에 나섰다. 지난 1월에는 게임 이용자 약 500명이 넥슨을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게임 관련 사건으로서는 역대 최다 인원이 참가하는 단체 소송이다. 또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접수한 집단 분쟁 조정 신청에는 12일 만에 5800명 넘게 접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소송 대리인이자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인 이철우 변호사는 "이번 소송은 게임 이용자가 부당한 처우에 침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며 "이번 소송이 게임 이용자의 권익보호 인식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