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1위 경쟁 치열…면세 한도 확대에 단가 높은 ‘주류’ 승부
관세청, 주류 면세 한도 추가 확대 예정 면세업계, 주류 부문 강화로 반등 노린다
2024-03-12 강소슬 기자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면세점 매출이 회복세에 들어섰다. 해외 출국자 주류 면세 한도가 확대된 지 1년 6개월 차에 접어들고, 여행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해도 정부가 주류 면세 한도 확대를 추진하는 만큼 반등을 노릴 전망이다.
12일 관세청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22년 9월 여행자 편의 증진과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주류 면세 한도액과 수량을 확대하는 내용의 ‘관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발표했다. 해외여행자가 국내로 들여오는 주류 면세 한도를 기존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높이고, 주류 개수도 한 병에서 두 병으로 늘렸다. 관세청은 주류 면세 한도를 늘린 데 이어 올해 추가 확대를 추진 중이다. 기존엔 미니어처 양주, 소형 맥주 등이 1병으로 간주돼 2병 제한인 현행 기준이 불합리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관세청은 미니어처 주류를 면세 수량 한도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Z세대에서 믹솔로지(하이볼 등 섞어 마시는 술 트렌드)가 인기를 끌고, 주류 면세 혜택이 늘어나면서 주류 중에서도 특히 단가가 높은 고급 위스키 판매가 늘었다.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1월 주류 카테고리 매출은 면세 한도 확대 시점인 2022년 9월보다 300%가량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주류 카테고리의 2월 누적 매출은 2022년 동기 대비 2500%나 대폭 늘었다. 롯데면세점 온라인 주류 매출 중 내국인 비중은 80%에 달한다고 밝혔으며, 신라면세점에서도 술과 담배가 전체 매출 중 25~30%를 차지하고 있다. 면세업계는 주류 면세 한도 확대 움직임을 대비해 주류 코너를 강화하고 희소성 있는 위스키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봄 시즌 맞이 내국인 대상 온라인 주류 기획전을 오픈하며 다양한 주류 라인업을 선보이고, 일본 사케 브랜드 ‘닷사이’를 롯데인터넷면세점에서 단독으로 론칭했다. 지난해 7월 1일 롯데인터넷면세점에 주류 전문관을 오픈한 롯데면세점은 2024년 2월 현재 기준 국내 면세업계 최다인 총 1200여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온라인 주류 플랫폼 1위 업체 데일리샷과 전략적 사업 제휴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온라인 면세 주류 판매 확대에 나섰다. 앞서 신라면세점은 인터넷면세점에 ‘위스키 기획전’을 오픈하고 신규 위스키 브랜드 13개를 새롭게 선보이며 상품군을 확대한 바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1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주류 매장을 새롭게 오픈해 고연산 위스키부터 샴페인까지 60여개 브랜드 900여종의 주류를 판매한다. 이 가운데 20여종의 위스키는 단독으로 취급한다. 업계 관계자는 “1월 면세점 판매액은 전년 동월 대비 99.5% 증가한 15조9100억원을 기록하는 등 면세업계 매출은 회복세에 들어섰다”며 “올해는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이 기존 신라면세점이 5년간 운영해온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출국장 면세점 내 알짜 구역으로 꼽히는 ‘주류·담배’ 신규 사업자에 선정되면서 신라면세점과 업계 1위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