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사면 두려운 카드사… 연체율관리 비상

연체이력 정보 제한 등 조치에 연체율 상승 불가피

2024-03-12     최재원 기자
이번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카드사의 연체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이번 신용사면에 의한 저신용자 유입이 건전성 관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흘러나온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2.87%로, 전년동기(2.03%) 대비 0.8%포인트(p) 넘게 상승했다. 이는 8년 6개월 전인 지난 2015년 2분기(2.93%) 이후 최고치다. 특히 지난해 11월 연체율은 3.0%를 기록하면서 월 기준으로 지난 2015년 8월(3.1%) 이후 8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3%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같은 기간 카드사별 1개월 이상 연체율은 △하나카드 1.66% △롯데카드 1.49% △우리카드 1.36% △신한카드 1.35% △KB국민카드 1.21% △삼성카드 1.07% △BC카드 1.05% △현대카드 0.62% 순으로 집계됐다. 연체액 역시 크게 늘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8개 전업카드사(신한·현대·삼성·국민·롯데·우리·비씨·하나) 연체액은 2조51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3분기(1조3398억원) 대비 53.1% 급증한 것으로, 카드 연체액이 2조원을 넘어선 것은 카드대란이 발생한 지난 2005년 이후 최대 규모다. 연체율 증가에 따른 카드사들의 부진은 지난해 금융지주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용회복위원회의 프리워크아웃(사전채무조정)에 따라 카드사의 추정손실이 늘었다”고 이야기했다. 우리금융 관계자 역시 “카드사 연체와 함께 해외법인 취급 여신의 연체, 부동산 PF 등의 영향으로 추정손실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카드사들은 부실채권 등을 정리하며 건전성 강화에 힘을 쏟고 있지만 정부의 대규모 신용회복 지원으로 향후 카드사의 건전성이 더욱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흘러나온다. 이는 연체이력 정보 제한 등의 조치로 신규 카드 발급이 가능해진 저신용자들이 상환능력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카드사를 포함한 2금융권으로 대거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취약차주의 카드론 이용 증가가 지속되는 만큼 카드사 입장에서 올해도 건전성 관리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