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건전성 악화일로…신용등급 줄강등
웰컴·OK·페퍼·바로·키움 등 작년 등급 전망 ‘부정적’ 조정 1년 이하 만기 예금 70%, 사업자 NPL 15% 등 악재 여전
2025-03-12 서효문 기자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작년부터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된 저축은행의 건전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가계·사업자 대출, 고금리 예금 만기 도래 등 악재들도 여전히 산재, 향후에도 긍정적인 전망이 요원하다.
12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라면 많은 저축은행들이 지난해 하반기 신용등급 전망이 강등됐다. 나이스신용·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8월 웰컴·OK·바로·페퍼·더케이·키움저축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웰컴·OK·바로·페퍼·더케이저축은행의 경우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키움저축은행은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평가됐다. 이는 건전·유동성 우려에 따른 조치였다. 약 6개월이 지난 현재도 저축은행들의 건전성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졌다. 브릿지·사업자모기지론, 부동산 PF, 가계신용대출 등 위험자산 비중이 약 60%에 육박해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저축은행의 위험 자산 비중은 전체 자산의 58%다. 2022년 12월 62%보다는 4% 줄었지만, 2019년 12월(47%)과 비교하면 11% 늘어났다. 자산별로는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이 8%를 넘었다. 지난해 3분기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은 8.3%로 2019년 12월 5.7%보다 2.6%포인트 상향됐다. 한신평 측은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은 2022년 이후 연체율이 크게 상승했다”며 “2022년 4분기 이후 대출 축소 영향으로 연체율 상승 폭이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다”고 분석했다. 자영업자 모기지론 리스크도 확대됐다. 특히 해당 대출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 중반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3분기 저축은행 자영업자 모기지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5%로 2022년 12월(4.2%) 대비 약 4배 상승했다. 한신평은 부동산 상승기에 취급한 사업자 후순위 담보대출 리스크 확대를 이유로 꼽았다. 작년까지 이어졌던 고금리 기조 유탄도 맞을 전망이다. 저축은행은 2021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고금리 기조 속에서 시중은해보다 높은 예금을 통해 고객을 유입해왔다. 특히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1년 이하 예금 비중이 예수금의 다수를 차지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만기 1년 이하 예수금 비중은 69%로 대다수의 예금 만기가 올해 도래하게 된다. 서울 지역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 속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예금을 가진 저축은행 예금 상품으로 많은 고객들이 몰렸다”며 “고금리 기조가 끝난 가운데 관련 예금 만기 및 높아진 조달금리로 인해서 저축은행들의 건전·유동성은 올해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신평 역시 해당 부분이 올해 저축은행들의 머리를 아프게 할 것으로 본다. 한신평 측은 “저축은행들은 조달·운용자금 만기 미스 매치, 예수금 내 퇴직연금 비중 등 수신구조가 취약하다”며 “단기 조달시장에서 금리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고, 대출확대 유인도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저축은행들은 부동산PF, 사업자모기지론, 가계신용대출 등 위험 자산 리스크가 상존한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손실 완충력, 자본 흡수능력, 유동성 대응능력 등이 중요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