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출환승發 주담대금리 인하경쟁

KB국민은행 3.88%·우리은행 3.96% 주담대 제공  대환대출 플랫폼 출시 후 금리 하락 압력 커져

2024-03-13     이재형 기자
지난달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갈아타기’ 대환대출 플랫폼을 활용하는 차주가 늘면서 은행권의 주담대 금리 인하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금융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금리가 낮아져 반길 일이지만 좀처럼 둔화하지 않는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13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하나·우리은행 등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16곳의 지난 2월 공시 기준(1월 취급 대상) 주담대(10년 이상 분할상환방식) 평균금리는 4.11%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는 지난해 10월(4.78%), 11월(4.70%), 12월(4.33%)에 각각 전월 보다 내리며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하나·우리·신한·NH농협은행 등 5대 주요 은행 중 가장 낮은 금리를 제공한 곳은 KB국민은행으로 평균금리는 3.88%였다. 이후 △우리은행(3.96%) △신한은행(4.09%) △하나은행(4.14%) △NH농협은행(4.43%) 등의 순을 보였다. 주요 은행 이외에도 3% 대로 내린 은행들이 관측된다. BNK경남은행(3.70%), DGB대구은행(3.78%), BNK부산은행(3.92%) 등 지방은행과 케이뱅크(3.70%), 카카오뱅크(3.70%) 등 인터넷 은행 등이 3% 후반 대 금리 대출을 제공했다. 시중은행들이 금리를 경쟁적으로 인하하는 것은 대환대출 플랫폼 출시 이후 소비자들이 각 은행의 금리를 한번에 비교할 수 있게 된 영향으로 보인다. 일부 역마진을 감수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 등을 반영한 가감조정금리를 차감하고 계산한다. 가산금리보다 가감조정금리가 더 높으면 시쳇말로 ‘밑지는 장사’를 하게 된다. DGB대구은행의 경우 가산금리 평균은 3.08%였지만 가감조정금리가 3.18%로 0.10%포인트 차를 보였다. BNK경남은행도 0.22%포인트차를 나타냈고 인터넷은행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파격적인 금리를 제공하는 경쟁사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출혈 경쟁을 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은행권의 출혈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잡히지 않는 과도한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가계 부채 규모는 1886조4000억원(잠정)으로 역대 최대치를 다시 썼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채 증가율 둔화 속도가 너무 느리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부동산발 금융위기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공개한 금융통화위회 의사록을 보면 위원들은 가계부채 수준이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은 “높은 (수준의) 가계대출은 국내 경제에 큰 부담 요인으로, 최근 그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으나 수준 자체가 높다”고 말했다. 또다른 위원은 “가계대출의 경우 낮은 증가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증가를 지속하고 있어 주택담보대출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지난달 금융채 조달금리가 3.5%대로 내리면서 바닥을 찍은 만큼 향후 주담대 금리 역시 오를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