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북한개입·난교·목발경품 이번엔?···여야 끝없는 후보 막말에 '초비상'

총선 앞두고 여야 후보들 과거발언 잇따라 논란 후보 '망언' 총선 결정타···여야 지도부 '전전긍긍 '

2024-03-14     문장원 기자
한동훈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4‧10 총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가 '막말 경계령'을 내렸다. 최근 일부 후보들의 과거 발언들이 재조명받으며 논란이 커지자 전체 총선 판도에 악재로 작용하기 전에 황급히 사전 차단에 나선 것이다. 역대 총선에서 말실수 한 번에 판도 자체가 뒤바뀐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당 지도부가 나서 '입단속'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이 마무리에 들어가면서 후보로 선정된 일부 인사들이 막말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대구 중남에 국민의힘 후보로 공천을 받은 도태우 변호사는 지난 2019년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뒤늦게 사과했다. 국민의힘은 도 변호사에 대한 공천을 재검토했지만 사과에 진정성이 있다는 이유로 공천 철회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부산 수영 공천을 받은 장예찬 전 최고위원도 과거 '난교를 즐겨도 맡은 직무에서 전문성과 책임성을 보이면 존경받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는 취지로 글을 적은 것이 논란이 됐지만 공천은 그대로 유지됐다. 여기에 대전 서갑에 출마하는 조수연 후보의 '친일 발언'까지 알려져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조 후보는 지난 2017년 8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백성들은 진실로 대한제국의 망국을 슬퍼했을까. 봉건적 조선 지배를 받는 것보다는 일제 강점기에 더 살기 좋았을지 모른다"고 썼다. 논란이 커지자 조 후보는 "7년 전 제가 정치에 뛰어들기 전임도 감안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게 표현된 점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사과문을 올리며 수습에 나섰다. '설화'가 계속 이어지자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주요 당직자와 공천이 확정된 후보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총선을 앞두고, 부적절한 발언이 나오지 않도록 더 주의해 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민주당도 당 지도부가 막말 경계령을 내리면서 관리 모드에 들어갔다. 앞서 서울 강북을 공천을 받은 정봉주 후보는 지난 2017년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스키장 활용 방안을 두고 "DMZ에 멋진 거 있지 않나. 발목 지뢰.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다"며 "발목 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자"라는 발언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재명 대표도 지역구 인사 중 여당 지지층을 깎아내리는 '2찍' 표현을 써 물의를 빚자 급하게 사과하기도 했다. 이에 이 대표는 지난 13일 중앙선대위회의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국민을 기만하는 권력은 언제나 국민으로부터 매서운 회초리로 심판받아 왔다"며 "저를 비롯한 우리 민주당의 모든 후보와 당의 구성원들도 앞으로 더 한층 말과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해찬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선거 때는 말 한마디가 큰 화를 불러오는 경우가 참 많다"며 "가능한 문제가 될 말에 대해서 유념하고, 또 상대방 말에 대해서도 귀담아듣는 자세로 선거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야가 실언, 막말 단속에 나선 데는 과거 망언으로 민심이 급변하며 총선에서 참패했전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4년 전 21대 총선에서 당시 차명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의 세월호 유족들이 텐트 안에서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발언과, 김대호 후보의 3040세대와 장애인, 노인 비하 발언 등으로 중도층이 대거 이탈하며 민주당에 180석을 내주는 역대급 패배를 당한 바 있다. 민주당도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김용민 통합민주당(민주당 전신) 후보의 과거 욕설과 비속어, 성적인 표현을 다수 사용한 발언들이 알려지면서 '막말·저질 발언 파문'에 휘둘린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당시 '질 수 없는 선거'라 했던 선거를 참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