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 안정 확신 이르다…긴축기조 당분간 지속”
2월 물가 상승률 3.1% “농산물 중심 상승” “부동산 PF 등 위험 상존 등 현재 기조 유지”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한국은행이 물가 안정을 확신하기 어려운 만큼, 긴축기조를 당분간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14일 한은이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물가 상승률의 경우 추세적 둔화흐름이 지속돼 1월 중 2%대 후반 수준으로 낮아졌다가 2월 중에는 농산물을 중심으로 3.1%로 다소 높아졌다”며 “근원물가 상승률은 수요압력 약화 등의 영향으로 기조적인 둔화름이 지속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고 있지만, 전망의 불확실성이 크고 국내외 경재상황의 변화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며 “이에 따라 현재의 긴축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우선 물가의 부문 간 파급 측면에서 아직 일부 품목의 가격 조정이 전체 물가 상승 분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봤다. 물가 기대측면에서도 기대인플레이션율(소비자가 예상하는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2%)에서 안정될 것으로 확신하기에 이르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한은은 “일반인의 물가 수준에 대한 인식(소비자가 지난 1년간 주관적으로 체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아직 3%대 후반에 머물러 있다”며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가까워질 것이라는 응답의 비율이 아직 과거보다 낮다”고 언급했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0%, 물가 인식은 3.8%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아직 기조적 물가 지표인 근원물가 상승률로 수렴하는 단계라고 판단할 수도 없다.
한은은 “변동성이 큰 국제 원자재 가격의 특성과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위험)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할 때 추가적 공급 충격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근원인플레이션과 괴리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이에 더해 누적된 비용 압력의 파급 영향이 지속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를 토대로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 완화로의 전환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도 다시 확인했다.
한은은 “국내 금융 및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연준의 조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 변화 등에 영향을 받아 금리와 환율이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그러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과 관련된 리스크는 여전히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물가 상승률의 경우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둔화해 올해 말 2%대 초반에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물가 안정기 진입의 마지막 과정에서 유의할 리스크가 남아있다”며 “섣부른 긴축기조 선회가 정책 신뢰를 저해하고 금융시장에 부채 증가와 위험 쏠림 시그널(신호)을 제공할 위험에 유념해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한 기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