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美대선 바이든-트럼프 재대결…K-반도체 긴장감 고조
美 대선, 조 바이든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대결 사실상 확정 두 후보 반도체 정책 차이 극명…당장 반도체 보조금부터 차이 발생
2025-03-14 신영욱 기자
매일일보 = 신영욱 기자 |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이 펼쳐진다. 올해 가장 중요한 정치 이벤트인 미국 대선의 구체적인 대결 구도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 자국 산업 보호·육성, 중국 견제, 보조금 정책 등 다양한 변수들을 좌지우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일한 '대항마'였던 헤일리 전 대사가 사퇴함에 따라 오는 11월 미국 대선은 민주당 소속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결 구도가 사실상 확정됐다. 이들이 과거 보인 행보를 고려하면 두 후보자는 중국에 대한 강력한 기술 통제와 관련 제품 수출 금지를 선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접근 방식에 있어서는 다소 차이가 존재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다 직접적이고 공격적인 방식을 취했다면,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 동맹국과의 협력하고 분야별로 미국의 기술 우위를 활용하는 정밀 타격 방식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두 후보는 반도체 정책 부분에서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술 수출의 통제 강화와 같은 방식을 선택한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자본의 중국 기술에 대한 투자를 막고 기술 장비 등의 수출을 제한하는 방식을 취한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양 후보 중 누가 당선되는지에 따라 당장 국내 반도체 기업에게 상당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우선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 현재 반도체지원법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연임에 성공할 경우 해당 정책의 연속성이 확보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경우 이미 미국 정부에 관련 보조금을 받기 위한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만큼 이 부분에 대한 관심이 높을수 밖에 없다. 또 바이든 대통령의 연임 시에는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한국 기업들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압박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이 이뤄질 경우 반도체 보조금 정책의 철회와 수출 경쟁력 약화 등의 영향이 예상된다. 반도체 보조금의 철회가 현실화 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느끼게 될 부담은 상당히 높다. 삼성전자는 170억달러를 투입해 텍사스주 테일러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또 SK하이닉스는 150억달러 규모 패키징 공장 설립을 위한 부지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반도체 보조금이 철회될 경우 이들의 현지 사업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미 수출품에 10% 기본 관세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 경우 반도체 수출 경쟁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특히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1월 트럼프 캠프가 미국 무역 적자의 원인으로 한국 등을 지목한 만큼 관세 대상 국가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렇다 보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대관 담당 조직 등을 강화하며 상황 발생에 대한 발빠른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GPA팀(글로벌퍼블릭어페어스)을 GPA실로 승격시켰다. 해당 조직은 해외 정부와 소통을 담당한다. SK하이닉스는 'SK아메리카스'를 통해 미국 정부와 더욱 밀접하게 소통할 예정이다. SK아메리카스는 SK그룹이 각 계열사의 대외협력 조직을 통합한 조직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를 자체 생산하고 미국 기업을 우호적으로 보호한다는 면에서는 두 후보가 비슷하지만 트럼프의 경우 기본적으로 보조금을 부정적으로 얘기하고 있는데다, 보호무역을 매우 강조하고 있는 만큼 바이든 조금 더 유리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