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현장 한계 임박… 의료계 내부 갈등 확산
政, 정상 진료 중인 건대충주병원·국립중앙의료원 등에 감사 표시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 “의대교수 집단사직, 동의하지 않아”
2025-03-18 이용 기자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의대교수까지 사직 행렬에 동참하며 병원의 역량이 한계에 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병원 및 의사들이 환자 곁을 지킬 것을 선언하며 의료계 내부 갈등이 뇌관으로 떠올랐다.
18일 정부는 국민의 생명권을 지키기 위해 병원에서 환자 곁을 지키겠다고 밝힌 의학회 및 병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건국대 충주병원은 최근 전국 대형 병원 중 처음으로 환자들을 위한 ‘정상 진료’를 선언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공공의료 최전선에서 최선을 다해 의료안전망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대한뇌혈관외과학회과 대한 뇌혈관 내 치료의학회는 성명서를 통해 "의사들의 주장이 아무리 미래 국민 건강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지금 당장의 문제는 현실"이라며 "저희는 조속하고 합리적 해결이 될 때까지 병원을 지키고 있겠다"고 전했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계획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가운데, 전국 의대교수 단체들도 25일부터 본격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전국 20개 대학이 모인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그중 16개 대학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사직서 제출을 결의했다. 나머지 4개 대학은 의견을 수집하는 중이다. 지난 8일 11시 기준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 1만2912명 중 계약 포기 및 근무지 이탈자는 총 1만1994명이다. 이미 전체의 92.9%가 의료현장을 떠난 상태에서 의대교수마저 의료현장을 떠날 경우, 의료공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 환자들의 피해 사례는 늘고, 부족한 인력으로 의료현장을 가동하는 병원 역량은 한계치에 달한 상태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피해신고 지원센터를 설치한 이후 지난 15일까지 전체 상담 건수는 1414건이다. 그중 피해신고는 509건, 의료이용과 법률상담은 905건으로 확인됐다. 수술 지연이 68.8%(350건), 진료 취소 88건, 진료 거절 48건, 입원 지연은 23건이다. 연세의료원은 지난 15일 국내 대형병원 중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다. 서울대병원은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를 2배로 늘렸다. 부산대병원도 경영난으로 500억∼600억원 규모 마이너스 통장 개설을 검토 중이다. 서울아산병원은 병상 가동률 급감으로 매일 10억원 이상의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환자 곁을 지키는 의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의사들을 향해 목소리를 냈다.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집단사직을 결의한 의대 교수 비대위를 향해 동의하지 않는단 입장을 밝혔다. 주 원장은 "현재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우리 환자들의 건강과 생명에 대한 위협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며 "모든 전공의는 환자 곁으로 하루빨리 돌아와 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는 지난달 자신의 SNS를 통해 "'결정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으므로 진정으로 투쟁하고 싶다면 병원으로 돌아와 대안을 갖고 정부와 대화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대 정원 2000명 확대는 국민 생명 보호를 위한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며 "정부는 불법적인 집단행동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면서도 의료계와의 대화와 설득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