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가 이스라엘 총리 교체 요구···가자전쟁 '뒷북 수습' 신호?

대선 국면 맞이···美민주당, 네타냐후 경질 필요 시사

2025-03-18     이설아 기자
베냐민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가자전쟁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해 미국에서 교체 필요성이 제기됐다. 미국은 그동안 전쟁을 촉발시킨 하마스의 완전 축출을 요구하며 종전을 거부하는 네타냐후 총리에 동조한 바 있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강력히 반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17일(현지시간) 주례 각료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가자전쟁에 있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책임을 다시 강조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우리 동맹들에게 나는 건망증이 있냐고 묻는다"며 "홀로코스트 이후 최악의 유대인 상대 학살인 작년 10월 7일을 그렇게 빨리 잊을 수 있냐"고 발언했다. 가자전쟁은 하마스가 지난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 공격해 1200여명의 시민을 살해하며 촉발된 바 있다.  이어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을 멈추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스라엘군과 이스라엘 정부,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거짓 주장을 편다"며 "하마스 괴물들로부터 이스라엘이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를 그토록 빨리 부정하려 하는가"라고 역설했다. 이 같은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은 앞서 미국에서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교체 요구가 나옴에 따른 것이다. 미국 여당인 민주당의 척 슈머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상원 회의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를 키워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슈머 원내대표는 네타냐후 총리가 극우 극단주의자들과 연합해 이스라엘의 국익보다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우선한다"며 이스라엘에 새 총리를 선출할 선거가 시급하다고 발언했다. 현재 이스라엘은 전시내각 체제로 운영되는 상황으로 선거 등이 개최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네타냐후 총리의 경질 필요성을 주장한 것이다. 슈머 원내대표는 유대계 미국인으로 대표적인 친이스라엘계 중진 의원으로 꼽힌다. 이 같은 슈머 원내대표의 발언에 그동안 이스라엘을 강력히 옹호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좋은 연설"이라는 코멘트를 남겼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에 맞서 대선에 나서는 공화당 소속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가세했다. 그는 이날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가자지구 전쟁을 빨리 끝내야 한다"며 "우리에게는 중동과 전 세계의 평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네타냐후를 비판하는 것은 단순 선거 전략에 불과하다며 이스라엘을 '토사구팽'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갑작스런 '반네타냐후' 기류 전환은 이스라엘의 반복된 고집에 대한 인내심 고갈로 해석된다. 그동안 이스라엘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며 이스라엘 병력 철수를 요구하는 하마스와 휴전 및 인질 협상 등에 있어 차질을 보였다. 대선 정국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바이든 대통령이 현재까지 강력하게 이스라엘을 지원해왔음에도 가자전쟁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으며,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으로 평가되던 아랍계 미국인들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기 시작했다. 이에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민주당 입장에서는 기존 입장을 선회하며 이들의 지지를 다시 회복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 역시 민주당 이탈층을 공화당 투표로 유도하기 위한 전략적 발언으로 평가된다. 한편 가자전쟁 휴전 논의는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재개될 전망이다. 해당 논의에는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과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이집트 관리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인질 석방의 대가로 풀려날 팔레스타인 보안 사범의 수와 가자지구 인도적 구호 확대 등이 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 측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쟁으로 사망한 팔레스타인 시민은 약 3만2000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