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도화·첨단화하는 해킹 범죄 예방하려면

2025-03-18     김철홍 자유기고가
김철홍

매일일보  |  몇십 년 전 만해도 음악은 레코드 플레이어나 카세트 테이프로 듣고, 사진은 필름을 사용해 찍고 화학적 과정을 거쳐 인화했다. 전화도 회전식 다이얼이나 푸시 버튼 방식을 사용했고, 편지나 팩스로 소통했다. 당시의 기술들은 종종 물리적인 크기나 모양, 위치 등에 기반을 두고 있어서 디지털 기술에 비해 정보를 저장하거나 전송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별 불편을 모르고 살았고 그 시대의 기술들도 각자의 매력과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디지털 시대의 발전에 중요한 기반을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을 디지털 시대라고 한다. 스마트폰, 컴퓨터, 인터넷 등 디지털 기기와 서비스가 없는 삶은 이젠 상상하기 어렵다. 정보의 디지털화, 소셜 미디어의 부상, 빅데이터의 발전은 이 시대를 명확하게 구분 짓는 특징들이다. 디지털 시대가 우리 인간에게 가져다준 순기능을 보면 이메일, 메신저, SNS 등을 통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도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환경과 방대한 양의 정보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함은 물론 온라인 강의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다양한 디지털 도구와 소프트웨어는 업무 자동화, 클라우드 서비스, 원격근무 시스템 등 업무 효율과 누구나 콘텐츠를 창작하고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했고 온라인 쇼핑, 인터넷 뱅킹,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등 일상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즐길 수 있고 원격 진료,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 등으로 의료 서비스의 질도 향상시켰다. 더욱이 소셜 미디어와 전문 네트워킹 사이트를 통해 전문적이거나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많아지는 등 디지털 시대는 인간의 삶에 많은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으며, 이는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사생활 침해, 해킹·사기·사이버 괴롭힘 등 디지털 시대 특유의 범죄 유형인 사이버 범죄, 스마트폰·소셜 미디어·온라인 게임 등에 대한 중독현상,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으로 대인 관계 약화, 자동화와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직업의 변화, 디지털 기술을 접하고 활용으로 이어지는 사회적 격차 발생 등의 역기능 즉 부정적 영향이 존재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기기 해킹 등에 의한 사생활 침해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국내 700여 단지 아파트 내부 월패드(스마트홈 시스템)를 해킹해 사생활이 담긴 모습을 불법 촬영한 영상이 유포되고, 이를 판매한다는 글이 해외 사이트에 올라온다는 정황이 나오면서 사람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상생활이 생중계되는 셈이다. 이런 일이 우리 집에서도 일어난다고 생각하면 정말 소름 끼치는 일이다. 또한 러시아의 웹캠 해킹사이트인 인세캠에서는 노트북 웹캠이나 CCTV, 블랙박스 등을 해킹해 촬영한 우리나라의 358개 영상이 발견되었는데 지역과 번지수까지 상세하게 나와 있는 경우도 많아 더욱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뿐이 아니다. 국내 반려가구 1000만 시대에 반려 관리용으로 설치한 IP카메라 2,912대를 해킹, 녹화 영상은 2만 7,328대에 달했다. 또한 반려동물 사이트를 통해 가정 IP카메라에 접속한 이후 3만 9,706회에 걸쳐 여성의 나체와 성관계 장면 등 불법 녹화한 일당이 검거된 사례도 있다. 이러한 부작용은 몹쓸 코로나19 발생으로 재택근무가 많아지면서 노트북이나 웹캠을 통한 화상회의의 빈도가 높아졌고 학교는 물론 사물인터넷(IoT)이 대중화되면서 일반 가정에서도 웹캠이나 IP카메라 등의 사용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도 한몫을 했다고 본다. 또한 화상 채팅 서비스들이 큰 인기를 끌며 관련 기술이 발전하게 되었고 사용자가 늘어나다 보니 부작용도 늘기 시작했다. 화상 채팅 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나며 노트북 카메라 해킹 범죄가 급증했고 웹캠, IP 카메라 해킹 범죄도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요즘은 수천 세대 아파트 해킹 패트가 될 수 있는 월패드, 안전하다고 믿었던 문지기 스마트 도어락 해킹은 물론 MZ세대를 중심으로 많은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AI 스피커도 해킹 측면에서는 꽤 취약한 기기로 알려져 있다. 이에 정부는 최근 아파트 벽 내부 월패드를 해킹해 일상생활이 불법 촬영한 영상이 유출돼 국민 불안이 커진 가운데 아파트 월패드 해킹을 막기 위해 신축 건물에 대해 월패드 '세대간 망분리'를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아파트에 대한 보안 강화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우리도 개인이나 가정 보호차원에서 웹해킹 대처방법 또는 해킹 예방법에 대해 알아두고 실천하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①장치에서 웹캠을 분리하는 등 비활성화 ②PC 로그인 주기적인 강력한 비밀번호 변경 ③보안 성능을 높이기 위한 웹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④의심스러운 링크 및 다운로드 방지, ⑤VPN(가설 사설망)으로 웹캠 해킹 방지 ⑥보안 소프트웨어 최신 상태로 유지 ⑦장착된 웹캠의 렌즈에 스티커(커버, 가리개) 부착 ⑧IP카메가 실내에 있거나 사용하지 않을 때는 끄는 습관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앞서 언급했듯이 IoT 보안 우려가 커지고 있는 반면 최근 해킹 범죄 사범 검거율은 감소하고 있는데 이는 점점 고도화, 첨단화하는 해킹 범죄의 위협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가 치안수준이 세계 최고라고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이나 교포들이 말한다. LA에서는 매주 총소리를 듣는다는 지인도 있다. 한국에선 노트북·가방·핸드폰·소지품 등을 도서관이나 카페에 두고 돌아다녀도 별문제가 없다. 세계에 이런 나라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물론 좋은 일이다. 개인의 지문, 주민번호 등 국가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범인 검거률도 세계 최고다. 여기엔 수많은 CC-TV, 차량 블랙박스, 스마트폰이 사건 80% 이상을 해결해준다고 경찰관한테 들은 적이 있는데 100% 공감한다. 일상에서 우리는 의식하지 않을 정도로 수 많은 CCTV에 노출되어 있다. 이는 공공의 질서와 안녕 등 사생활 침해 요소가 없는 사회적 시스템이기에 당연시 하고 간접적인 보디가드로 인식하는 등 긍정적이다. 그리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도 한다. 다시 한번 웹캠 해킹으로 우리들의 사생활이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각자가 해킹 예방을 위한 루틴이 중요함을 인식하고 정부와 관련기관이 해킹에 대한 국민 불안이 해소됨은 물론 정부와 기업도 해킹 피해가 없도록 신뢰할 수 있는 OS(운영체제)프로그램 개발 및 도입 등 적극적인 정책을 기대해본다.   김철홍 자유기고가(문화유산국민신탁 충청지방사무소 명예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