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 열풍에 19조 빚낸 동학개미
신용거래융자, 4거래일 연속 증가....3개월 내 최대 제로(0%) 금리 신용융자까지...고객 유치 열기 ‘후끈’
2025-03-19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테마주 열풍이 이어지고 증권가의 장밋빛 증시 전망이 나오며 빚내서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가 증가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특정 조건에 해당할 경우 제로(0%) 금리를 제공하는 신용융자 상품을 내 놓으며 고객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5일 기준 19조1554억원으로 최근 3개월 내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란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것으로 이른바 ‘빚투’를 의미한다. 해당 잔액은 지난 12일(18조8387억원) 이후 4거래일 연속 증가하고 있다. 코스피(유가증권) 시장에서 10조2437억원, 코스닥에서 8조9117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투자자들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급등하는 테마주에 자금을 밀어 넣은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기업 이수페타시스는 ‘엔비디아 수혜주’로 엮이면서 최근 신용융자 금액이 260억원가량 늘었다. 글로벌 진출 소식이 전해진 알테오젠도 최근 한 달 간 신용잔고가 140억원 넘게 증가했다. 레고켐바이오, 삼천당제약, 셀트리온제약 등 바이오 테마주 전반도 들썩였다. 여기에 코스피가 3000까지 갈 수 있다는 증권가 장밋빛 전망이 더해지며 상승장에서 소외되는 것을 기피하는 ‘포모 증후군(FOMO·Fear Of Missing Out)’ 역시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투자증권으로 코스피 밴드(범위)를 기존 2300~2800에서 2500~3000으로 상향했다. 올 2분기 말 금리인하 시점이 도래하고 증시는 고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 시점이 올해 증시의 고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증시는 이달까지는 가치주의 강세, 2분기에는 성장주의 강세, 하반기에는 대선 관망 장세를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빚투가 늘면서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한 증권사 이벤트도 눈여겨 볼만하다. 신한투자증권은 오는 6월 말까지 7일물 신용융자를 제로금리로 제공하겠다고 했다. 고객에게 실질적인 금리 혜택과 증시 밸류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영업그룹장은 “우량종목에 투자하고자 하는 투자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 국내 증시 밸류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고객 중심 정신으로 더 많은 고객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반면 빚투의 위험 수위도 높아지는 것으로 관측되며 우려가 나온다. 15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은 9388억원으로 집계됐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 대출로 주식을 매수한 후 상환하지 않은 돈이다. 지난 1월 15일 미수금은 1조1387억원으로 최근 3개월 내 최대규모를 보였다. 잔액은 1월과 2월 1조원 대를 초과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나타났다. 한편 증시 활황을 나타내는 투자자예탁금도 15일 현재 53조3662억원으로 최근 3개월 간 대체로 50조원대를 기록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돈으로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