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플랫폼, 초저가 물량 공세 …글로벌서 활로 찾는 韓 이커머스
중국 견제 및 소비 심리 위축 등 극복 차원 직구 및 역직구 역량 강화 통해 돌파구 모색
2024-03-19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최저가·가성비를 내세운 중국 플랫폼 진격이 한국 온라인 시장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온라인 시장 성장 둔화, 소비 심리 위축 등 대내외 불확실성 극복과 함께 중국발 물량공세에 대한 선대응에도 나서야 하는 진퇴양난에 빠지게 됐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간 치열한 옥석가리기가 전개되는 동시에 중국, 미국 등 해외 기업까지 사세를 확장해 한국시장이 글로벌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한 모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른바 ‘알테쉬’로 불리는 알리익스프레스(알리), 테무, 쉬인 등 중국 플랫폼은 지난해부터 국내 온라인 시장을 비집고 들어오는 데 성공했다. 내수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값싼 제품을 박리다매로 선보이는 이들의 전략이 소비자 틈으로 효율적으로 공략했다. 지갑 사정이 악화된 국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쇼핑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종합몰 앱 사용 순위에서 알리 이용자 수는 818만명으로 쿠팡(3010만명) 다음인 2위를 차지했다. 테무는 581만명으로 G마켓(553만명)을 제치고 4위에 안착했다. 쉬인 역시 지난해 2월 14만명에서 불과 1년 사이 68만명으로 5배 가량 성장했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 규모가 오는 2026년 300조원대로 불어날 거라는 분석도 제기되는 가운데, 헤게모니를 쟁취하기 위한 국내외 업체간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출혈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인 만큼, 국내 이커머스는 해외 경쟁력 역량을 끌어올려 차별화를 꾀하려는 모양새다. 쿠팡은 2017년 미국에서 로켓직구 서비스를 개시한 뒤 2021년 중국, 2022년 홍콩으로 권역을 늘렸다. 최근에는 일본 지역까지 서비스를 확장해 직구 경쟁력을 한층 높였다. ‘로켓직구’는 쿠팡이 전개하는 신속·간편 해외 직접구매 서비스다. 쿠팡이 일본 시장에 눈독을 들인 데에는 일본 직구 시장의 잠재력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직구 시장은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주요 품목은 패션, 식품, 홈 등이다. 특히, 식품 카테고리는 전년과 비교해 약 45% 신장했다. 쿠팡은 역직구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22년 10월부터 회사의 성공 DNA 로켓배송·직구 시스템을 대만 시장에 탑재했다. 지난해 대만 현지에 두번째 풀필먼트센터를 열었는데, 오는 상반기 추가 물류센터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계열사 G마켓은 지난달 몽골 최대 이커머스 ‘쇼피’와 손잡고 몽골 시장 공략에 출사표를 던졌다. G마켓은 국내 오픈마켓 중 쇼피와 MOU를 맺은 최초 기업이 됐다. 해외 역직구 셀러의 상품 중 우수 상품을 엄선해 쇼피에 입점시키고, 자체 프로모션 등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벌인다는 판단이다. G마켓은 명품 직구 역량을 향상하고자 지난해 10월부터 ‘캐치패션’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캐치패션은 병행 수입 없이, 50여개 글로벌 파트너사가 취급하는 정품만을 고수하는 명품 플랫폼이다. 2030세대가 선호하는 해외 컬렉션은 물론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 등 희소성이 높은 럭셔리 제품을 확보했다. 국내 1세대 이커머스 기업 ‘티메파크(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를 손에 넣은 큐텐도 글로벌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직구 역량을 높이고 있다. 물류 전문 계열사 큐익스프레스는 지난해 기준 전세계 17개국에 28개 지사는 물론 주요 경제 거점에 풀필먼트 시설을 보유했다. 큐텐은 최근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위시’를 약 23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티메파크와 거래하는 국내 셀러의 글로벌 판로를 확대하고, 소비자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온라인 시장 내 중국 플랫폼의 강세로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도 직구 및 해외직구 경쟁력을 개선해 대응하는 추세”라며 “온라인 시장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지만, 성장율은 이전보다 못해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