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훨훨 나는데 지방銀 뒷걸음… 금융당국도 육성보다 규제 무게
5대 지방銀, 고금리 여파 속 작년 충당금 전입 1.3兆, NPL 0.54% 기록 이복현 “관계형 금융 확대·고객신뢰·내부통제 관리 힘써야” 역할론 강조
2024-03-19 서효문 기자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금융당국이 고금리 기조로 인해 성장 둔화를 겪고 있는 지방은행들에게 상생·고객신뢰 회복 등을 주문했다. 신속·편의성을 앞세워 고성장세를 보이는 인터넷 전문은행과 달리 지방은행에 대해서는 지역 경제 구성원과의 상생, 내부통제의 실효성 점검 등을 우선하는 등 규제에 무게를 뒀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9일 부산은행 본점 20층 회의실에서 열린 ‘지방지주 회장·은행장 간담회’에서 “지방금융지주와 지방은행이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내부통제 기준이 실효성 있게 작동하는지 경영진이 점검하고 관심을 보여야 한다”며 “최근 일련의 금융사고를 교훈 삼아 그간의 온정주의적 문화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 발언의 요지는 3개로 구분된다. 우선 2010년대 초반 저축은행 부실사태 해결법으로 제시된 ‘관계형 금융’ 등 지역구성원과의 상생을 강조했다. 지역 기반 금융사라는 역할에 걸맞게 지역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특화된 관계형 금융을 활성화, 생산적 금융공급에 차질 없도록 하라는 얘기다. 중장기 경쟁력 강화도 이 원장의 주문 사항이다. 거점 지역의 사정을 잘 알고 충성도 높은 지역 고객을 보유한 지방은행의 비교 우위를 활용, 이를 특화할 수 있는 영업 인프라 제고 방안을 찾으라는 것. IT 인프라 활용을 통한 지역 특화 신용평가 모형 개발과 지역 내 자금중개 활성화 연계 방안 또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내부통제에 대한 경영진의 지속적인 관심 또한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건실한 내부통제 기준 마련을 벗어나 해당 기준이 실효성 있게 작동하는지 경영진이 점검하고 관심을 보여야 한다는 의미다. 이 원장은 “경영진에게 영업 전반에 걸쳐 잘못된 관행이나 불합리한 조직 문화가 없는지 다시 한번 점검해달라”며 “내부통제에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금융당국의 주문은 업황이 어려운 지방금융사들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의 상생과 내부통제 강화 주문 등은 필요한 부분이지만, 업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약 2년간 이어졌던 고금리 기조에 기인한다. 실제로 고금리 기조에 따른 연체율 상승으로 지방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전입은 최대 약 135% 급증했다. 작년 말 5대 지방은행(BNK부산·경남·DGB대구·광주·전북은행)의 누적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조2949억원으로 존년 대비 77.5%(5655억원) 늘어났다. 은행별로는 광주은행이 1964억원으로 전년보다 134.6% 급증했다. 부산은행(129.5%)도 120%가 넘는 증가세를 보였다. DGB대구은행은 71.8%, 전북은행 29.3%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늘어났다. 고정이하여신비율 또한 악화되고 있다. 작년 말 5대 지방은행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54%였다. 은행별로는 부산은행의 해당 비율이 가장 크게 올랐다. 작년 말 부산은행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42%로 전년 대비 0.15%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대구은행은 0.65%, 경남은행 0.39%로 전년보다 각각 0.09%포인트, 0.02%포인트 올랐다. JB금융지주 계열 은행들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개선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높다. 작년 말 광주은행은 0.49%, 전북은행은 0.76%로 전년 대비 각각 0.05%포인트, 0.25%포인트 낮아졌다. 낮아졌지만 최대 0.7%를 돌파하는 등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9월 금융당국의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상 대출 원금·이자 상환 유예조치 종료는 연체율 상승 요소 작용, 재무 건전성추이는 올해 지방은행들에게 가장 중요한 관리 항목으로 꼽힌다. 한편, 지방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주문과 재무 건전성 개선을 위해 ‘저원가성 수신(월급통장 등) 확대’에 집중할 예정이다. 정기 예·적금 대비 상대적으로 조달 비용이 낮은 저원가성 수신 확대를 위해 지역 기업 영업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