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방지대책' 발표 직후 또 ‘친박 낙하산’
광물자원공사 감사위원에 새누리 소속 정치인 임명
2015-02-23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낙하산 방지대책’이 발표된 직후 공공기관에 연이어 정치권 ‘친박 낙하산’ 인사가 이뤄져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 주장이 말뿐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특히 기획재정부는 ‘낙하산 근절 대책’을 발표한 직후 당사자에게 임명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드러나 ‘자가당착’에 빠진 꼴이 됐다.한국광물자원공사는 23일 새누리당 소속 정치인 홍표근씨를 기관의 방만 경영과 비리를 감시·감독하는 상임감사위원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홍 신임 감사는 24일 취임식을 하고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홍 신임 감사는 지난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이 합당하면서 당적이 새누리당으로 바뀐 이후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공동여성본부장을 맡아 대선에서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광물자원공사 상임감사는 애초 조직의 간부급이었으나 이번에 상임감사위원으로 승격되면서 이사회 일원으로 포함됐다.특히 기재부가 홍 신임 감사에게 임명 사실을 알린 것은 21일로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5년 이상 관련 업무경력’ 등 공공기관 임원 자격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낙하산 방지 대책을 내놓은 지 불과 하루 뒤다. 낙하산 방지 대책이 실천의지를 담보하지 않은 ‘여론무마용’임을 자인한 셈이 됐다.한국동서발전 역시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의 주요 보직을 맡은 강요식씨를 신임 상임감사위원에 임명했다.2008∼2009년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지낸 그는 2012년에는 새누리당 구로을 당원협의회 위원장으로 선출되고서 19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2012년 18대 대선 때는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소통자문위원장을 맡아 SNS 선거전략을 진두지휘했으며 대선을 앞두고는 ‘박근혜 한국 최초 여성대통령’이라는 제목의 책을 내기도 했다.지난 21일 취임한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신임 사장 이상권 전 새누리당 의원 역시 2007년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표의 경선대책위원회 인천총괄본부장으로 활동한 ‘친박계’ 인사다.김철 공공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기재부가 대통령 업무보고에 급히 낙하산 근절 대책을 포함시켰지만 ‘근절 의지’는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공공기관에 관한 한 인사 절차를 투명하게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