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초교 학생들에 ‘유흥가 체험’?

문화교류 차 방문한 중국서 숙박지 논란

2014-02-23     인터넷뉴스팀
[매일일보] 서울의 한 사립 초등학교에서 문화교류 차 중국에 간 학생들을 유흥가 인근에 묶도록 해 학부모들이 집단 반발하는 일이 벌어졌다. 학교는 중국 측에서 비용 상 문제로 상의 없이 벌인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학부모들은 서울시교육청에 관련 내용을 감사해달라며 민원을 제기했다.
23일 해당 학교와 학부모들에 따르면 A초교 뮤지컬 공연 단원 등 60여명은 지난해 12월 1일 중국 공연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 러나 학생들은 원래 묶기로 한 4성급 호텔이 아닌 유흥가 주변 숙소에서 묶게 됐고, 숙박 중 전직 호텔 직원이 술을 마시고 난입해 여학생들의 방문 손잡이를 돌리고 방문을 발로 차는 등 소동까지 벌어졌다.
 
당시 학생과 동행했던 학 학부모는 “숙소 근처는 가라오케 소리로 밤늦게까지 잠을 잘 수 없었고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것으로 보이는 여성들이 숙소 복도를 돌아다니기도 했다”고 말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결국 현지에 도착한 지 나흘째 되는 날 숙소를 옮겼다. 학부모들은 이외에도 학생들이 불결한 식당에서 식사해 일부 학생은 장염에 걸려 병원 치료를 했고 애초 약속했던 메이크업·조명 스태프들이 나타나지 않아 공연진행에 차질을 빚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A초 중국공연 피해자 학부모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지난 18일 서울시교육청에 학교가 학생들에 대한 안전조치를 위반하지 않았는지, 호텔 등이 바뀌는 과정에서 예산을 유용하지 않았는지 등을 감사해달라고 청구했다.
 
학교 측은 숙박시설 변경 등은 몰랐던 사항이라고 항변했다. 공연 시설에 추가 비용이 들어감에 따라 중국 측 관계자가 학교에 알리지 않고 호텔을 원래 계획했던 곳보다 한 단계 낮은 시설로 바꿨다는 것이다.
 
A초 교장은 “추후 이 사실을 알고 학부모들에게 양해를 구했지만 불만이 계속 제기돼 호텔 변경으로 발생한 차입금(8만원)을 모두 돌려줬다”고 해명했다.
 
교장은 또 “음식이나 공연장 등은 아무래도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열악할 수밖에 없다”며 “문화교류가 처음이다 보니 학부모들에게는 만족스럽지 않았을 수 있으나 학교는 좋은 공연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초교를 담당하는 지역교육지원청은 “이 문제와 관련해 익명의 전화 민원을 받은 적이 있어 현황 파악 정도만 한 상태”라며 “정식으로 민원이 들어온 만큼 조만간 자세한 내용을 알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