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제3지대···조국혁신당 '독주' vs 개혁신당·새로운미래 '난관'
조국혁신당, '정부 심판론'으로 지지율 급상승 개혁신당·새로운미래 지지율 정체로 위기론
2024-03-20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4·10 총선을 앞두고 등장한 제3지대 정당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후발주자인 조국혁신당의 비례정당 지지율이 '윤석열 정권 심판론' 등을 앞세워 거대 양당을 위협하는 반면,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는 '빅텐트' 실패 이후 지지율이 정체된 상황이다. 조국혁신당이 당 선명성을 무기로 삼은 것과 달리,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는 각각 지역구 겨냥과 세력 확장을 통해 지지율 부진을 만회한다는 방침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거대 양당에 어깨를 나란히 하는 등 상승세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16~18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1008명을 대상으로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을 물은 결과, 조국혁신당(29.8%)은 국민의힘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33.6%)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연합은 17.9%로 3위였다.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국민의미래와 불과 3.8%포인트(p) 차이로 오차범위 이내였다. 반면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는 각각 4.1%, 2.0%로 저조한 지지율을 기록했다(유무선 ARS,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조국혁신당이 단기간 안에 제3지대 세력 중 두각을 나타내는 배경에는 당의 선명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창당 이후 '윤 정권 심판론'과 '검찰 개혁' 등을 당 기조로 유지하며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실제 조국 대표는 지난 1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토론회'를 빙자해 관권 선거운동을 지속하면 22대 개원 직후 '윤 대통령의 관권 선거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며 "민주진보세력을 대변하는 야당들과 함께 대통령의 부정 선거운동 혐의를 낱낱이 밝히겠다"고 말했다. 앞서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이른바 '한동훈 특검법' 발의를 예고한 데 이어 다시 한 번 윤 정권을 겨냥한 모습이다. 이번 총선 비례대표 후보 면면에서도 정부·여당 심판론이 그대로 드러난다. 조국혁신당이 지난 18일 발표한 비례대표 명단을 살펴보면 1번은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을 감찰했다 해임된 박은정 전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배치됐다. 조 대표는 당선권인 2번을 받았다. 당초 비례 의석 10석을 목표로 한 조국혁신당은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10번대 중반까지 당선권에 들 가능성도 있다. 반면 기대를 모았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는 빅텐트 구성에 실패한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두 정당 모두 거대 양당의 대안 세력을 자처했지만,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성급한 합당으로 인한 지지자 반발 등 화학적 결합 실패에 내부 갈등만 불거지면서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여기에 조국혁신당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비례는 조국혁신당)' 전략을 내세우면서 야권 지지층 등 비례 표심을 일부 흡수하고 있다. 비례대표의 경우 1석을 얻기 위해선 유효 투표수의 3% 이상이나 지역구 선거에서 5석 이상을 차지해야 하지만, 현재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상황에서는 이조차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두 정당은 지역구 의석수 확보와 세력 확장으로 반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개혁신당은 거대 양당 후보 간 격차가 크지 않은 지역구를 겨냥, 당선 가능성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접전지에 '3자 구도'를 형성해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준석 대표 등 당 핵심 인사들이 이른바 '반도체 벨트 지역'에 출마해 젊은 당의 이미지를 부각한다는 방침이다. 개혁신당은 그 일환으로 정책 의제 등을 통해 청년층 표심을 공략할 예정이다. 새로운미래는 인재영입을 통한 세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설훈·오영환 의원이 지난 17일 민주당을 탈당하고 새로운미래에 동반 입당하면서 새로운미래 현역 의원은 기존 김종민·박영순·홍영표 의원을 포함해 총 5명으로 늘었다. 현역 의원이 추가로 합류할 경우 녹색정의당 의석수(6석)를 넘어서 앞선 기호로 배정받을 확률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