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너무 올랐나…차익실현 매물 봇물

7만달러서 6만3000달러까지 붕괴 롱포지션 매물 대량 출회 영향도

2024-03-20     이재형 기자
비트코인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최근 7만달러를 넘어 섰던 비트코인이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6만3000달러 선이 붕괴됐다.

20일(한국시간) 코인마켓캡 등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한때 미국 시장에서 24시간 전 대비 7.80% 하락한 6만2495만달러(한화 약 8361만원)에 거래됐다. 런던과 아시아 시장에서도 6.5% 급락한 6만3650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지난주에는 7만3798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2주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들어 현재까지 상승폭은 여전히 50% 이상이다.

이같은 가격 하락은 차익 실현 매물이 시장에 나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의 시장 조사 업체인 펀트스트랫에 따르면 지난 월요일 비트코인에 투자한 상장지수펀드(ETF)가 3월 1일 이후 첫 순유출을 기록했다. 

디시멀 디지털 커런시(Decimal Digital Currency)의 공동 설립자이자 암호화폐 책임자인 헨리 로빈슨은 비트코인이 지난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한다. 로빈슨은 마켓워치에 “비트코인을 2만달러, 3만달러, 5만달러에 산 사람이 테이블에서 칩 몇 개를 꺼내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암호화폐 시장의 롱포지션(매수 포지션) 레버리지(차입) 물량이 쏟아진 것도 하락에 일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암호화폐 데이터 추적업체인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24시간 동안 4억8000만달러 이상의 레버리지 롱포지션이 청산됐다. 가격 상승에 기대를 걸고 신용거래를 통해 레버지리 베팅한 경우, 가격이 반대로 움질일 때 강제청산 위험에 노출된다. 이는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비트코인이 다소 조정을 겪겠지만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잃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외환 및 암호화폐 중개업체 LMAX 그룹의 시장 전략가인 조엘 크루거는 “우리는 공식적으로 오랫동안 예상돼 왔고, 이미 오래 전에 있었던 조정을 겪고 있다”며 “비트코인의 전반적인 상승세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6만달러 아래로 쉽게 다시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4000달러까지 치솟았던 이더리움은 일주일 동안 20% 넘게 급락하며 31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대표적인 밈코인 도지와 시바이누는 일주일 새 각각 10%, 6%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