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돌며 '정권 심판론' 띄우는 이재명, 연일 '尹 탄핵' 시사

이종섭·황상무 사태 거론하며 '尹 심판론' 거듭 강조 "박근혜처럼 내쫓아야"···강경 발언 앞세워 총공세

2025-03-20     조현정 기자
20일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시사하는 강경 발언을 쏟아내면서 연일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을 겨냥해 "말 안 들으면 내쫓아야 한다"·"회초리를 들어도 안 되면 해고해야 한다" 등 발언으로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20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합동 회의에서 "윤 정권의 특성 중 하나는 절대로 국민에게 굴복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갖고 있는 것"이라며 "국민이 원하면 반대로 간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종섭 주호주대사,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 등을 거론하며 "대통령실이 이 대사를 도피 출국시킨 것도 모자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책임 공방을 벌이면서 허위로 입장문을 발표한 것은 명백한 범죄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국민에 무릎 꿇는 사례"라며 "국민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번 총선을 통해 이들이 국민을 존중하지 않는, 왕이 되고자 하는 폭력적 지배 집단에 불과하다는 것을 서울에서 확실하게 증명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전국을 돌며 선거 지원 유세에 나서고 있는 이 대표가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탄핵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모두 4번이다. 먼저 15일 부산 유세에서는 윤 대통령을 향해 "쓸 수 없는 사람은 해고해야 한다"·"말 안 들으면 내쫓아야 한다"고 언급했고, 17일 경기도 평택 유세에서도 "회초리를 들어도 안 되면 해고해야 한다"고 정권 심판을 호소했다. 19일 강원도에선 윤 정부의 경제 실정을 비판하며 "몇 년 전 그 서슬 퍼런 박근혜 정권조차도 우리가 힘을 모아 권좌에서 내쫓지 않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가 노골적으로 탄핵을 시사하는 발언이 잦아지고 있는 것에는 총선을 앞두고 강성 지지층 결집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앞서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사이에 황 수석 논란 등을 놓고 공개적으로 이견이 표출, 당정 불화가 재연되는 것을 계기로 정권 심판론을 부각하겠다는 취지도 엿보인다. 특히 현재 민주당 내에서는 '비명횡사' 등 공천 갈등이 여전한데, 정권 심판론을 확산시켜 유권자들의 시선을 돌리려는 것으로도 파악된다. 여기에 대통령 탄핵을 공약한 조국혁신당과 벌이는 '정권 심판' 경쟁도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조국혁신당의 공식 슬로건은 "3년은 너무 길다"로, 윤 정부 조기 종식을 당의 핵심 목표로 내걸고 있다. 조국 대표는 전날 "'탄핵'에 한정되지 않고 윤 정권이 지금의 권력 오남용을 하지 못하도록 힘을 빼놓겠다"며 "1차적으로 윤 정권의 레임덕을 만들고, 2차적으로 데드덕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