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F 수탁고 210조 돌파 '역대 최대'… "변동성 피하자"
이달 들어 연일 최대치… 투자처 찾지못한 법인자금, MMF로 유입
2024-03-20 최재원 기자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시장 변동성을 피할 수 있는 임시 투자처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이달 들어 머니마켓펀드(MMF) 수탁고(설정액)가 연일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MMF 설정액은 지난 7일 212조488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지난 6일 처음으로 210조원대에 진입하더니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4영업일 연속으로 210조∼212조원대를 오가며 안정적으로 210조원대에 안착하는 모양새다. 올해 들어 MMF 설정액은 42조3000억원이 늘어났다. 전년 말(169조8309억원) 대비 24.9% 증가한 규모다. MMF는 CD, 기업어음(CP), 만기 1년 미만 채권 등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으로, 수익을 추구하면서도 언제든 환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기성 자금으로 여겨진다. 설정액의 90%가 법인 자금이기 때문에 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기업이나 은행 등 금융기관의 자금이 잠시 머무르는 ‘피난처’ 역할을 한다. MMF는 지난해 2월 수탁고가 200조원을 넘기며 2006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를 경신했으나 같은 해 3분기 말 은행채 발행 부담과 계절적 요인 등이 겹쳐 170조원으로 줄어든 바 있다.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고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법인 자금이 MMF로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는 계절적 요인인 연초효과와 더불어 시장금리 하락으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급증했는데,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기업들의 자금이 MMF에 머무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올해 1월과 2월 회사채(일반 기준)는 각각 6조4496억원, 3조5616억원 순발행된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채는 지난해 7월부터 6개월 연속 발행보다 상환이 많은 순상환을 이어오다가 기관의 자금 집행이 몰리는 연초효과 등에 힘입어 지난 1월 순발행으로 전환했다. 상환을 고려하지 않고 발행 규모만을 비교하면 올해 월평균 회사채 발행액은 12조5778억원으로 작년과 재작년 월평균 발행액 5조1392억원, 3조9281억원보다 2배 이상 많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준 금리보다 낮아진 시중 금리 영향으로 기업이 채권을 통한 자금조달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올해 들어 일반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급증했다"며 "조달 자금의 사용 예정처 등을 감안할 때 기업들은 채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예금 또는 초단기 상품인 MMF 등에 예치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MMF의 가장 큰 투자자 중 하나가 은행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과 같이 MMF 설정 규모의 고공 행진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경제 상황이 큰 이벤트 없이 안정적으로 흘러간다면 풍부해진 유동성은 결국 경제의 여러 분야에 투자 자금으로서 역할을 하면서 금융 시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