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28년부터 노동력 감소… 국가경쟁력 강화 첫걸음은 예산구조 정비
경제활동인구, 2027년 정점찍고 2028년 본격 감소 저출산 영향… “출산 장려 정책 벗어난 대전환 필요”
2025-03-20 나광국 기자
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저출산 문제로 노동력 감소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관련 예산을 우선적으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역대 정부는 그간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으며 예산을 투입했지만, 오히려 출산율은 감소 중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맹목적 재정지원보다는 본질적인 사회·문화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저출산 예산정책을 손질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0일 한국고용정보원 ‘2022년~2032년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 및 추가 필요인력 전망’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는 2022년부터 2032년까지 31만6000명이 증가하지만, 그 증가폭은 과거 10년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될 전망이다. 오는 2027년까지는 노동인구는 증가하나 2028년부터 본격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하고, 고령층 비중 확대 등 구성효과로 인해 노동 공급 제약여건이 심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노동 인구 감소는 결국 저출산 문제로부터 출발하는 만큼 주거·일자리·교육·산업 등 모든 정책을 제로베이스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저출산대책을 총괄하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예산과 세제·금융 등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하고 저출생특별회계를 만드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저출산고령위는 2005년 정부 협의체 형태로 출범했지만 예산 및 정책 관련 권한이 없었다. 저출산고령위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각 부처에 전달하거나, 부처의 의견을 수렴하는 게 고작이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저출산대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일·가정 양립과 주거인데 정책적 뒷받침이 약했다”며 “예산을 비롯해 부처 전반의 정책 운영을 저출생의 관점에서 풀어야 하며 예산을 저출생 중심 체계로 다시 꾸리고 장기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구모니터링평가센터장도 “저출산 예산 가운데 실제로 저출산 예산이 아닌 예산도 있기 떄문에 예산에 있어서 초기 인프라 지원 필요성이 줄어든 측면도 있다”며 “구조적인 일자리·주거 문제·사교육비 문제 해결에도 예산을 투입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출산정책이 실패한 이유는 예산을 국정 및 정부 정책 기조로 접근해야 했는데 사업으로 풀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아이를 낳을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지엽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출산에 대한 의지를 만들어주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방향으로 정책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송다영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이를 낳는 사람에게 한정해 예산을 투입하는 방식이 아닌 주택 가격으로 인한 주거문제 등 다양한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젊은 세대가 일하면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라는 자신감과 안도감을 주는 정책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치권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센터장은 “몇 가지 예산사업으로 끝나는 문제라면 정부 차원에서 해결 가능하지만, 현재 상황은 그런 수준이 아니다”면서 “주택가격 안정과 입시제도 개선 등에 대한 논의와 입법이 필요한데, 정부 차원에서는 불가능한 만큼 정치권에서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