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플라스틱 없는 삶은 불가능하다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미세플라스틱’ 대범람의 시대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현대인은 평균적으로 일주일간 신용카드 1장에 해당하는 5g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고 한다.
플라스틱은 가벼우면서도 단단하다. 변형이 쉬워 다양한 곳에 활용된다. 내구성이 좋아 잘 망가지지 않는다. 역사를 살펴보자. 1860년 존 웨슬리 하이엇(John Wesley Hyatt)이 녹나물에서 추출한 고형분으로 최초의 플라스틱으로 꼽히는 셀룰로이드(celluloid)를 발명했다. 이후 1907년 석탄가스 합성 부산물로 만들어진 베이클라이트가 탄생했다. 1930~40년대는 석유화학자들에 의해 폴리에틸렌 등 다양한 합성 플라스틱이 세상에 나왔다.
인류 역사상 최고의 발명품은 ‘천덕꾸러기’가 됐다. 장점으로 꼽히던 내구성이 환경파괴의 주범이 된 것. 유럽환경청에 따르면, 지금까지 세계에서 생산한 플라스틱의 절반은 2000년 이후 만들어졌다. 그러나 생산된 플라스틱은 고작 9% 가량이 재활용된다. 플라스틱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고, 오염 등으로 재활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 복잡한 과정을 거쳐 재활용하는 비용보다 새로 만드는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 모든 플라스틱을 완벽하게 재활용할 기술도 현재로서는 없다.
플라스틱은 자연적 분해 기간이 500년 또는 그 이상의 시간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썩지 않는 플라스틱은 쪼개져 미세플라스틱이 됐다. 미세플라스틱은 토양에 퍼지고 바다로 흘러갔으며, 사람의 혈관에서도 발견됐다. 미세플라스틱이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명확한 인과 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체내에 미세플라스틱이 축적되면 다양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