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황상무·비례 명단' 연이은 파열음에 '尹-韓 2차전' 기로

윤석열·한동훈, 이종섭·황상무 거취 놓고 입장차 '비례대표 공천' 내부 충돌도···갈등 촉매제 우려

2024-03-20     염재인 기자
윤석열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4·10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이 기로에 선 모습이다. 최근 두 사람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주호주 대사 귀국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거취 문제 등을 놓고 입장차를 보인 바 있다. 여기에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이 비례대표 공천에 대해 반발하면서 '윤-한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위원장은 20일 경기 안양남부새마을금고 강당에서 열린 현장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사퇴 소식과 함께 이 대사 귀국 사실을 공개하며 "저희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절실하게 민심에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사는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 핵심 관계자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대상이다. 대통령실은 법무부의 출국금지를 해제하고 주호주 대사로 임명, 출국시켰다. 이 대사와 대통령실은 범야권의 강력 반발과 여론 악화가 이어지자 공수처가 소환 조사할 경우 귀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위원장이 공수처의 즉각적인 이 대사 소환과 귀국을 주문하면서 대통령실과 갈등이 불거졌다.  한 위원장은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으로 논란이 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에 대해선 자진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그간 대통령실은 해당 논란과 관련해 "언론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철학"이라며 두둔해왔으나, 수도권 여론이 총선 판세에 영향을 줄 만큼 악화되자 결국 20일 황 수석의 사의를 수용했다.  '이종섭 출국' 등 현안과 관련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던 한 위원장이 태도를 바꾼 배경은 '수도권 표심'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 그는 이 대사의 귀국과 황 수석의 사퇴 결과를 부각하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후보들의) 과거 발언에 대해 국민 여러분의 지적이 있을 경우 과감하게 정리하고 교체했다. 민주당은 그러지 않고 있다"고 민주당을 거꾸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 대사의 조기 귀국과 황 수석의 사퇴로 일단 대통령실이 당의 요구에 반응하는 모양새가 됐지만,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 최근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비례대표 공천 명단을 발표한 직후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다. 그는 비례 명단이 발표된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후보 등록일 전까지 비례 공천을 바로잡을 것을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공개적으로 비례 공천을 비판하는 데에는 한 위원장에 대한 윤 대통령의 불만이 반영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불거진 '윤-한 1차전'에 최근 공천 문제까지 한 위원장의 독자 행보에 수면 아래 잠복했던 갈등이 드러났다는 해석이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 1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대응 등을 놓고 정면충돌 양상을 보인 바 있다.  이번 '윤-한 갈등'은 지난번과 달리 '총선 주도권 싸움'이라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두 사람 모두 총선 승리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그 주체를 놓고 입장차를 보이면서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다만 당정 갈등이 확대될 경우 총선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만큼 수습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한 위원장은 20일 '당정 갈등 2차전' 관측에 대해 "당과 정부는 운명공동체"라며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