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의 역할, 주목할 부분이 많다

2015-02-24     김필수

김필수 교수(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현대모비스는 세계적인 규모의 부품기업이다. 최근 업계 순위도 상승, 전문성과 세계화에도 노력하고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중소·중견 부품기업의 활성화에 ‘수퍼 을’의 역할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고,  현대모비스가 너무 순정품의 부각에 초점을 맞춘다고 불평하기도 한다. 이는 국내 자동차 애프터마켓의 지향점인 중소기업의 활성화에 방해가 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분명한 것은 개선의 여지가 많고, 현대모비스가 선진형 연구개발 전문기업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인 시각과 달리 보이지 않는 순기능이 훨씬 많다는 것을 일반인들은 잘 모른다.최근 수년 간 해외 관심사 중의 하나가 현대자동차의 국제 경쟁력과 현대모비스의 역할이다. 특히 지난 2000년대 말 일본 토요타의 부품 결함문제가 세계적 관심사가 되면서, 이를 검증하고 고품질화에 큰 역할을 하는 현대모비스의 모듈화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단순한 1차 부품이 어셈블리 부품이 되고, 이것이 모여 차량의 주요 모듈이 되는 것이다. 엔진, 변속기나 운전석 모듈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모듈 몇 개를 조합하면 차량 전체적인 주요 시스템이 완성되며, 이를 갈무리하면 완성차가 되는 것이다. 이게 현대모비스가 지난 2000년대 초, 완성차 생산에서 세계 처음으로 도입한 모듈화이다.현대모비스는 이 같은 완성차를 위한 중간 단계에서 모듈화를 통한 부품 검증과 시스템 동작, 생산동선을 고려한 비용 절감, 생산시설의 단축, 고효율화, 고생산성 등을 지향하는 전문 기업으로 발돋움 했다.실제로 해외에 진출하는 현대차 공장이 세워질 때마다 현대모비스는 인근에 모듈 공장을 건립하고 효율화를 극대화 했다. 세계 어떤 국가보다 빠른 기간에 가장 완성도를 높인 현대차의 현지 공장에는 숨어있는 현대모비스의 역할이 컷다는 뜻이기도 하다.대표 모델로 중국 북경의 북경현대 제 3공장이다. 여기에 붙어 있는 현대모비스 모듈 공장에서는 자동적으로 이동하는 모듈이 조립공장에서 조립, 다시 자연스럽게 섀시가 되고 다른 라인에서 오는 차체 바디와 자동적으로 만나면서 완성차가 되는 단순화와 기동·효율성을 극대화 한다. 여기에 주변에는 주요 부품을 생산하는 핵심 협력 기업이 동반 진출,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이러한 최적화된 하드웨어적인 시스템에 소프트웨어적인 현장 직원의 열성이 모여 완성차가 만들어지는 것이다.중국 현대차 공장의 경우 3개의 북경 공장을 통해 100만대 이상을 생산하고 있으며, 효율성이나 다양성은 물론이고 활성화 측면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차는 곧 다른 지역에 제 4공장을 마련, 현지 시장 공략을 강화해 시장점유율을 더욱 올린다는 계획이다.이로 인해 향후 현대모비스 같은 전문 부품기업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자동차는 3만 개 이상의 부품 조합되면서 하나하나의 부품의 역할이 안전성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현대모비스처럼 전문화된 역할을 담당하는 부품기업을 해외에서 찾기가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현대모비스는 앞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부품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앞에서 언급한 중소기업과의 역할 분담과 상생에 대한 개념이 더욱 뚜렷해져야 한다. 현대모비스가 자사에 부품을 공급해 주는 중소 부품사의 운신의 폭을 넓혀주고, 더욱 큰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아울러 연구개발 인력을 지속적으로 보강해 독일 보쉬와 같은 연구개발 지향점을 높여야 한다. 이밖에 현대모비스가 완성차에서 무엇을 담당하는 지 보이지 않는 역할을 이제는 수면 위로 올려 보여 줄 필요도 있다. 자동차 품질이 가장 중요한 시대로 접어든 만큼 완성도와 품질 제고를 좌우하는 현대모비스의 역할을 고객들에게 올바로 보여줘 그 중요성을 알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현재 국내외에서 차세대 친환경차 개발과 보급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부품과 품질,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역량을 가진 현대모비스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