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물論]⑮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포스코와 30년' 기술부터 신사업까지 아우르는 덕장형 리더 친환경 미래소재 기업 거듭날 ‘100년 포스코’ 발판 마련 역할
2025-03-21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화려한 복귀를 통해 포스코의 새 시대를 열다. ‘재수’ 끝에 포스코그룹 회장에 선임된 장 회장은 30년간 포스코에서 쌓아온 풍부한 경륜을 다시 한 번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 회장이 포스코에서 걸어온 길은 현재 포스코그룹의 성장 과정과 궤를 같이 한다. 장 회장은 서울대학교에서 조선공학과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1988년 2월 미국 MIT에서 박사학위 취득 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 입사해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포스코의 대표 ‘기술통’ 리더다. 포스코의 뿌리인 ‘철강’ 역사와 함께 했다. 하지만 장 회장을 ‘기술통’만으로 한정할 수 없다. 장 회장은 2011년 RIST에서 포스코로 자리를 옮겨 신사업실장, 철강솔루션마케팅실장, 기술투자본부장(CTO)과 양 제철소의 생산과 품질을 총괄하는 철강생산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8년 포스코 사장(대표이사)으로 선임되면서 그룹의 철강부문 전체를 총괄하는 철강부문장을 맡았다. 장 회장의 경력은 포스코그룹이 철강기업을 넘어 ‘친환경 미래 소재기업’으로 확장해 가는 경로와 흡사하다. 전문성에 더해 덕장형 리더십은 장 회장의 또 하나의 장점으로 꼽힌다. 장 회장은 사내에서 인자하고 넉넉한 품성으로 구성원들을 아우르며 부드러운 듯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덕장형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장 회장은 포스코 대표이사 시절 노사관계에서 사측 대표로 활동하면서 특유의 친화력과 현장중심의 행보를 보이면서 화합의 리더십을 발휘했다. 특히 전임자 최정우 포스코그룹 전(前) 회장과의 인연은 장 회장의 아우르는 리더십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2018년 당시 차기 회장 선거에서 장 회장은 최 전 회장은 마지막까지 경합한 최종 2인으로 경쟁했지만 분패했다. 하지만 장 회장은 남았다. 그는 포스코 사장으로서 2021년 3월까지 최 회장과 포스코그룹을 이끌면서 코로나 사태 때 공장폐쇄가 아닌 ‘유연생산·판매체제’를 도입하면서 경영위기를 극복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포스코그룹의 2차전지 소재 투자 축소 의구심은 ‘신사업실장’ 출신 장 회장의 역할을 간과한 오해다. 당시 사업형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했던 포스코의 사장으로서 신사업과 마케팅을 주도해 미래 먹거리와 사업 방향을 제시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 이가 장 사장이다. 특히 장 사장은 신사업부문에서 리튬을 포함한 양·음극재 중심의 그룹의 2차전지 소재로의 신성장사업 재편에 기반을 마련하는데 기여했다. 포스코그룹이 장 회장 체제에서도 2차전지, 수소 등 미래 소재 투자는 변함없이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시대에 적응해야 하는 포스코그룹에도 장 회장은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장 회장은 포스코 재임시절 AI 신기술을 이용한 제철소 스마트팩토리 체계를 구축해 국내기업 최초로 세계경제포럼의 '등대공장' 선정을 주도해 그룹 핵심인 철강사업 경쟁력을 강화시켰다. 장 회장은 21일 포스코홀딩스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및 회장에 취임하면서 주주들에게 공식적으로 인사했다. 장 회장의 시선은 이제 ‘100년 기업 포스코’의 미래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