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친윤' 이철규 반발에 비례 순번 재배치···한숨 돌린 '공천 갈등'
'호남 몫·당직자' 당선권 배치 요구 수용 국민의미래, 조배숙 13번·이달희 17번 재조정
2025-03-21 조현정 기자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호남과 당직자 출신 인사를 홀대했다는 당 일각의 반발에 비례대표 순번을 재조정했다. 당선권인 13번에 4선 국회의원을 지낸 조배숙 전 의원을 호남 몫으로, 17번에 당 사무처 당직자 출신인 이달희 전 경북 경제부지사를 공천했다. 결국 비례대표 명단은 일부 수정되면서 일단락 됐지만, 계파 등 여러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관측이다.
2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국민의미래 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 밤 전체 회의를 열고 22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 명단을 재의결했다. 공관위는 1~12번까지는 기존 배치를 유지했지만, 13번부터는 비례대표 명단을 조정했다. 당초 비례대표 후보 13번에 배치했던 강세원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 자리에 조 전 의원을 배치했고, 강 전 행정관은 후순위인 21번으로 밀렸다. 비례대표 공천을 취소한 17번 이시우 전 국무총리비서실 공보실 서기관 자리에는 이 전 부지사가 이름을 올렸다. 기존 순번 23번에서 당선권으로 전진 배치됐다. 23번에는 임보라 전 국민의힘 당무감사실장을, 기존 23번이었던 정혜림 전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25번으로 이동했다. 김민정 전 국민의힘 보좌관은 25번에서 27번으로 밀렸다. 앞서 후순위 배치에 반발해 탈당한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위원장의 순번인 24번에는 서보성 국민의힘 대구시당 당무처장이 이름을 올렸다. 공관위는 "이미 신청 철회 의사를 밝힌 후보자들을 명단에서 제외하고, 호남 및 당직자들을 배려했고 직역별 대표성과 전문성을 고려해 일부 순위를 조정했다"고 재배치 배경을 설명했다.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후보자들은 이날부터 후보자 등록에 나설 예정이다. 공관위의 순번 조정은 기존 비례대표 추천 명단에서 호남·당직자 출신 인사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당 내 비판을 반영한 결과다. '조용한 공천'이라고 평가받았던 지역구 공천과 달리 당 내에서는 비례대표 후보 순번 발표 후 갈등이 지속됐다. 특히 비례대표 명단을 두고 친윤계(친윤석열계)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간 내부 충돌이 격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8일 비례대표 순번 발표 후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이자 공관위원인 이철규 의원은 호남 지역과 당직자 소외 등을 지적하며 '밀실 공천'이라고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전날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진행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선거를 20여 일 앞둔 상황에서 당 내부 갈등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이틀 만에 명단이 재조정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양측의 갈등은 봉합 수순에 들어간 모습이다. 다만 이후에도 내부 갈등의 뇌관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비례 공천 과정에서 호남에 대한 배려는 없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빠른 시일 내 수습이 돼 다행이지만, 총선 승리만 보고 '원팀'으로 가야 하는 상황에서 또 다시 정면 충돌로 치닫는 상황이 만들어져서는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