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핵심 지지층 '노인 표심' 겨냥···"공공 임대주택 매년 3000호"

21일 강원서 '행복한 노후' 주제 민생토론회 분양형 실버타운 부활·민간 실버 스테이 도입 "어르신 잘 모시는 것, 정부의 중요한 책임"

2025-03-21     문장원 기자
윤석열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취약 어르신을 위한 공공 임대주택을 현재 매년 1000호씩 짓는데 매년 3000호씩 건축하는 것으로 보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중증 환자의 방문진료비 환자 부담을 현행 3만8000원에서 절반 수준인 1만9000원으로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총선을 3주 앞두고 정부 여당 핵심 지지층인 노년층 표심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21일 강원 원주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주제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어르신들의 식사, 세탁, 돌봄, 요양 등 일상생활 서비스가 포함된 주택 보급을 확대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실버타운의 공급 확대를 위해 2015년에 폐지된 분양형 실버타운 제도를 다시 도입하고, 입주 자격 위탁 운영 등 민간사업자들의 진입을 어렵게 하는 관련 제도들을 개선해서 실버타운 건설이 활성화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부활하는 분양형 실버타운은 기존 제한 요건을 폐지해 60세 이상이면 누구나 입소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여기에 중산층 노인을 위한 민간이 짓는 '실버 스테이' 도입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중산층 민간 임대나 리츠 등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어르신 친화 주택을 도입하겠다"며 "특화된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산층, 고령화 가구 대상 민간 임대주택 실버 스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작 감지기, 단차 제거 등 어르신들이 편하게 생활하실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의료 요양을 포함한 노인 돌봄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라며 "복지부와 국토부가 협업해 시설 기준 제공, 서비스 운영 방식 등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노년층을 위한 의료 요양 시스템 체계의 구축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어르신들이 병원이 아닌 집에서도 편안하게 의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의사, 간호사가 집으로 방문하는 재택 의료를 활성화하고, 이를 위해 장기 요양 재택의료센터를 현재 95개소에서 전국의 250개소로 대폭 확대하겠다"며 "집에 있는 중증 환자의 방문 진료비 환자 부담을 현재 3만8000원에서 절반인 1만9000원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했다. 노인층이 오랜 시간을 머무는 경로당을 통한 다양한 서비스 제공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현재 30%에 가까운 어르신들이 건강을 위해 영양 관리가 필요하다"며 "어르신들이 함께 식사하실 수 있는 경로당을 확대하고 식사 제공 횟수도 늘리겠다"고 말했다. 또 청년층에 비해 스마트폰이나 키오스크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소위 '디지털 격차' 문제도 경로당을 통해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경로당에서 스마트폰 키오스크, 현금 인출기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 사용법을 배우실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어르신들도 차별 없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키오스크 앱 등을 개발해서 제공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을 3주 앞두고 노인 주거와 의료 지원 확대 공약 등을 쏟아낸 배경에는 최근 '이종섭·황상무' 논란 등으로 정부 여당에 불리해진 총선 판세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코어 지지층인 노인층의 표심을 최대한 끌어 모아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70년 전 6·25 전쟁이 끝난 직후 맥아더 장군이 폐허가 된 한반도를 보며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이 나라가 재건하는 데 100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기적을 이루어낸 것이 바로 우리 대한민국의 어르신들"이라며 "어르신들께서는 젊은 시절 밤낮을 가리지 않고 땀 흘려 노력해서 산업화를 이뤄내셨다"고 했다. 이어 "일생을 헌신해 오신 어르신들을 편안하게 잘 모시는 것이 정부의 중요한 책임"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