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사들 “2금융 PF 부실 더 악화” 한목소리

"브리지론 중심으로 올해 부동산 PF 리스크 더 커질 것"

2024-03-21     최재원 기자
신용평가사들은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신용평가사들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제2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부동산 PF 리스크 현황’ 보고서를 통해 2금융권의 부동산 PF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 2022년 하반기 이후로 관련 리스크가 줄어들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저축은행의 지난해 9월말 기준 부동산 PF에서 브리지론 평균 비중이 55%로 나타나며 2022년 말과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기간 캐피털은 브리지론 비중이 31%에서 35%, 증권사는 26%에서 27%로 늘었다. 브리지론은 부동산 PF 사업 초기에 받는 고금리 단기 대출이다. 나신평은 금융사의 브리지론 손실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리지론 단계에서 사업지가 경매나 공매로 넘어가면 투자금 대비 30~40% 낮게 낙찰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렇게 되면 브리지론의 손실도 매우 커질 것이라고 본 것이다. 이혁준 나신평 본부장은 “금융업종에서는 증권사‧캐피털‧저축은행‧부동산신탁회사들의 부동산 PF 리스크가 크다”며 “유상증자와 충당금 적립 등을 통해 사업성이 낮은 사업장을 수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정리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부동산PF리스크 관련 제2금융업권 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2금융권 업체들의 부동산 PF 손실이 올해 브리지론을 중심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작년 9월 기준 신용등급 AA 캐피털사의 자기자본 대비 브리지론 비중이 33%에 달하며, A등급 캐피털사는 브리지론 비중이 83%까지 치솟을 것으로 집계했다. 저축은행 역시 자기자본 대비 브리지론 비중이 6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증권사들의 브리지론 규모는 4조9000억원으로 전년 2조4000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중 자본 규모 3조원 이하의 중소형증권사의 경우 자기자본 대비 브리지론 비중이 작년 9월 기준 14.5%에 이르고 올해 만기 예정인 본PF까지 합치면 30%를 넘어서는 것으로 이에 따라 브리지론 부담이 지속되면서 2금융권의 충당금 적립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9월 기준 2금융권의 PF대출 충당금은 AA급 캐피털 2%, A급 이하 캐피털 5%, 저축은행 6%, 중소형증권사 10% 등이다. 금융당국은 2금융권에 부동산 PF 부실 및 연체율 상승 위험에 대비해 충당금 추가 적립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