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뜨는 2차전지주…기관·외인·개인 ‘줍줍’
기관·연기금, 올해 LG화학 매수액 1조원 육박 “나 빼고 다 사나”...투자자 포모 현상 심화될 듯
2024-03-24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2차전지주가 다시 뜨고 있다. 올해 들어 한국거래소의 2차전지 지수는 20%넘게 올랐다.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2차전지 상장지수펀드(ETF) 주로 사들였고, 기관과 연기금 등은 LG화학을 매집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21일 기준 최근 6개월 내 저점(1월 25일·4198.73) 대비 914.22포인트(21.77%) 오른 5112.95를 기록했다. 에코프로비엠, LG에너지솔루션 등 2차전지 주요 종목을 정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는 올해 들어 20일까지 개인투자자가 114억원, 외국인투자자가 69억원 순매수했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약 32% 넘게 올랐다. ‘KBSTAR 2차전지TOP10’도 올해 들어 20일까지 개인이 29억원, 외인이 14억원 각각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 상품 역시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홀딩스 등 주요 2차전지 종목을 추종한다. 이 종목도 21일 현재 지난달 1일 대비 11.23%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 등도 이차전치 관련주를 폭풍 매수하고 있다. 기업밸류업프로그램 발표된 1월 24일부터 20일까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LG화학으로 4399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 기간 LG화학은 10% 가까이 올랐다. 다음으로는 많이 사들인 종목은 포스코퓨처엠으로 2662억원 순매수했다. 역시 20%가 넘는 수익률을 보였다. 기관투자자들도 올해 들어 LG화학 주식 5896억원어치를 장바구니에 밀어 넣으며 매수 행렬에 합류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 관련주가 아직 바닥을 다지지 않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혜원 KB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이 최근 2차전지 관련 주도주를 순매수하며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지만, 추세적 변화를 기대하기는 이르다”며 “2차전지 실적과 시황의 바닥은 올해 2분기가 될 것으로 봐 지금으로선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된 ETF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은 판가 하락과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받아 쉬어 가겠지만 하반기부터는 낮아진 눈높이에 부합하는 무난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바닥을 통과하고 있는 전체 섹터 업황과 밸류에이션 수준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2차전지 관련주 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에코프로비엠 등 주요 2차전지 기업 8곳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현재 1조원 수준이다. 3개월 전(2조7650억원)에 비해 눈높이가 다소 낮아졌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영향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유럽 시장 점유율 확대로 한국 업체의 미국 시장 의존도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친환경 규제 완화로 미국 시장 성장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느려질 수 있어 불확실성은 점점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