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돈쭐’내러가는 MZ…미닝아웃과 함께 찾아온 친환경 패션
2025-03-24 김해양 루크루크 대표
매일일보 | 요즘 SNS를 보면 “이런 브랜드는 돈쭐 좀 내줘야죠!”, “저 지금 여기 돈쭐내러갑니다” 등의 표현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돈쭐낸다’ 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단어인 ‘혼쭐내다’에서 비롯된 말로, 선행을 베푼 기업이나 업체를 소비자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팔아주는 행동을 재미있게 표현한 말이다.
소비자들은 전보다 브랜드나 기업의 윤리적 태도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으며, 브랜드 혹은 기업의 가치관과 자기 삶의 지향점이 일치할 때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경향성을 보인다. 여기에는 최근의 ‘미닝아웃’ 트렌드가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미닝아웃 이란, 신념을 의미하는 ‘미닝(meaning)’과 벽장 속에서 나온다는 의미의 ‘커밍아웃(coming out)’을 결합한 단어다. 개개인의 가치 혹은 신념 등을 옷이나 패션, 문화생활 등과 같은 소비 활동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말한다. 미닝아웃은 자신들의 가치와 소신을 표현하는데 거리낌 없는 MZ세대는 중심으로 더욱 확산되고 있다. 패션업계는 미닝아웃과 함께 등장하는 핵심키워드인 ‘친환경’ 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 및 가치관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자신의 소신이나 가치관이 맞는다면 구입과 사용이 불편하더라도 감수할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이 50.1%다. 무려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MZ세대는 가치소비와 미닝아웃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들의 81.4%는 ‘최근 6개월간 추구하는 소신을 위해 행동한 적이 있다’고 답할 정도로 MZ세대는 가치소비에 긍정적이다. MZ세대가 가장 꾸준히 실천한 환경보호 행동 역시 ‘환경 관련 콘텐츠 정보 찾아보고 공부하기(44.2%)’였다. 향후 실천해보고 싶은 환경보호 행동으로는 ‘환경 관련 챌린지 캠페인 참여(53.4%)’가 1위를 차지하는 등 환경에 대한 이들의 관심과 열정은 대단히 높아 보인다. 해외에서는 ‘파타고니아’, ‘프라이탁’ 등과 같이 이미 친환경 패션브랜드가 MZ세대의 지지와 사랑을 받으며 팬덤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스몰브랜드 위주로 전개돼 아쉽다. 하지만 최근에는 MZ세대는 SNS에 돈쭐내기 등 이른바 ‘미닝아웃 인증샷’을 올린다. 그야말로 친환경패션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는 추세라고 볼 수 있다. SPA브랜드들이 글로벌화 되고, 오랜 시간 패스트패션이 메가트렌드로 자리하게 되면서 패션산업은 어느덧 환경오염 주범으로 낙인찍히게 됐다. 패션산업은 제조업을 베이스로 하지만, 디자인과 기술적인 영역까지 연결된 고부가가치 산업이라 패션사업 발전과 함께 여러 산업도 함께 발전하는 이점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량 생산 체제에 있어 사용되는 엄청난 양의 화학 염료와 재고 처리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는 언제나 환경단체부터 비난의 대상이 됐다. 저렴한 단가를 유지하기 위해 투입되는 노동력에 대한 이슈는 인권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었기에 환경이라는 주제와 함께했을 때 패션은 앞만 보고 달려온 ‘고개 숙인 가장’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비판과 수용보다는 소비자들의 시각과 트렌드에 맞춰 패션기업에서 ‘에코 프렌들리(ECO FRIENDLY, 환경친화적)’를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변화는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볼륨과 확장을 중심으로 하는 패스트패션과 SPA의 성장이 패션산업을 이끌었다면, 앞으로는 미닝아웃을 계기로 좀 더 다양한 방식의 에코 프렌들리한 패션이 오랜 시간 동안 메가트렌드로 자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