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텃밭'도 이제 옛말···'정권 심판론' 출렁이는 민심

'서울 강남을' 오차 범위 내 접전 여론조사 '부산·경남' 낙동강 벨트 대부분 여야 박빙

2024-03-24     조현정 기자
한동훈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4·10 총선을 앞두고 야당이 쏘아 올린 '정권 심판론' 여론이 과거 여당 '텃밭'으로 여겨졌던 지역구까지 번지면서 민심이 출렁이고 있다. 수도권 내에서도 여당 우세 지역이었던 서울 강남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 야당 후보 지지율이 오차 범위 내에서 위협을 받고 있고, 부산마저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야권에 과반 의석을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강세라고 꼽혔던 지역에서조차 더불어민주당이 우위를 보이거나, 약진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의 '한강 벨트(마포·용산·중·성동·광진·영등포·동작)'에서는 민주당 후보 상당수가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서거나, 오차 범위 내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후보가 앞서는 지역도 격차가 좁혀지는 것으로 나타나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텃밭'인 강남에서도 접전을 기록한다는 조사까지 나왔다. 여론조사 꽃이 지난 18~19일 강남을 거주 성인 507명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박수민 국민의힘 후보가 35.7%, 강청희 민주당 후보가 32.8%로 2.9%p 격차의 오차 범위 내 접전을 기록했다(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 ±4.4%p). 국민의힘 입장에서 분위기 반전에 실패한다면 4년 전 총선보다 더 안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앞서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9개 지역구에서 8석을 얻는 데 그쳤다. 경기 지역도 마찬가지다. 전반적으로 민주당의 우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우세한 것으로 나오는 분당갑과 분당을 지지율도 시간이 지날수록 민주당 후보와 1~2%p 차이 수준으로 좁혀지면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부산·경남(PK)은 더 심각하다. 최대 격전지라고 할 수 있는 '낙동강 벨트(부산 북강서·사상·사하, 경남 양산·김해)'의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은 사하을과 사하갑에서만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2곳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구는 혼조세를 보이며 여야 후보가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여 '정권 심판론' 바람이 여당 안방에서도 강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말 그대로 '한 끗' 차이로 승패가 결정될 전망이어서 만약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바람을 억제하는 데 실패할 경우 자칫 낙동강 벨트를 넘어 부산·경남 전 지역까지 심판론의 여파가 번질 수 있다. 실제 22일 발표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도 이번 총선에서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정부 지원론은 36%,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 정권 심판론은 51%로 나타났다. 정권 심판론은 일주일 전 조사보다 2%p 올랐고, 정부 지원론은 지난 조사보다 4%p나 떨어졌다. 해당 조사는 19~21일,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14.3%,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