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여정 "기시다, 김정은 만나고 싶다는 의향 전해"
"납치 문제 골몰, 인기 끌기에 불과"
2025-03-25 조현정 기자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25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만남에 앞서 일본 측의 '정치적 결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최근에도 기시다 수상은 또 다른 경로를 통해 가능한 빠른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의향을 우리에게 전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일전에도 말했듯 조일(북일) 관계 개선의 새 출로를 열어나가는 데서 중요한 것은 일본의 실제적인 정치적 결단"이라며 "단순히 수뇌 회담에 나서려는 마음가짐 만으로는 불신과 오해로 가득찬 두 나라 관계를 풀 수 없다는 것이 지나온 조일 관계 력사가 주는 교훈"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본이 지금처럼 우리의 주권적 권리 행사에 간섭하려들고 더 이상 해결할 것도, 알 재간도 없는 랍치(납치) 문제에 의연 골몰한다면 수상의 구상이 인기 끌기에 불과하다는 평판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명백한 것은 일본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한사코 적대시하며 주권적 권리를 침해할 때에는 우리의 적으로 간주되여 과녁에 들어오게 되여 있지 결코 벗으로는 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심으로 일본이 두 나라 관계를 풀고 우리의 가까운 이웃이 되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면 자국의 전반 이익에 부합되는 전략적 선택을 할 정치적 용단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담화는 북일 정상회담 추진 의지를 밝힌 기시다 총리 발언을 언급하면서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했던 지난달 15일 담화 이후 한달 여 만이다. 당시 김 부부장은 일본인 납북자 문제와 북핵 문제를 거론하지 말라는 전제 조건과 함께 "기시다 수상의 평양 방문도 가능하다"고 했다. 이날 담화도 북일 정상회담 의제로 납북 일본인,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올리지 말라고 거듭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