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수도권 집중 심화… 지역간 소득·소비 격차 커져"

"비수도권 지역의 잠재력 확충 위한 다각적 노력 필요"

2025-03-25     최재원 기자
한국은행은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지난 2015년 이후 수도권 경제력 집중화 현상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은행은 ‘생산·소득·소비 측면에서 본 지역경제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역별 경제적 성과를 2001~2014년과 2015~2022년으로 나눠 비교 평가했다. 전국 생산 중 수도권 비중이 50%를 처음으로 넘은 지난 2015년을 기준으로 분석 대상을 나눴다. 생산의 경우 수도권은 2015~2022년 성장률이 2001~2014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하락했지만, 비수도권 다수 지역은 성장률이 3%포인트(p) 이상 하락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전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여율도 2001~2014년 51.6%p에서 2015~2022년 70.1%p로 상승했다. 수도권은 생산성이 높은 반도체 등 첨단 전자부품 산업을 중심으로 제조업 성장세를 이어갔으나, 비수도권은 자동차, 화학제품, 기계 산업 등이 중국과의 경쟁 심화, 생산성 하락 등으로 성장세가 크게 둔화한 결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지역별 1인당 개인소득 격차는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광역시 이상의 대도시와 도 지역 간 소득 격차가 줄었다. 이는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았던 도 지역의 소득 증가율이 2015년 이후 대도시보다 덜 둔화했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도 지역에서는 생산 둔화의 영향이 개인소득보다 기업의 이익 둔화로 나타났고, 코로나19 이후 정부의 대규모 이전 지출에 따른 재분배 수혜도 도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더 컸다. 다만 민간 소비 측면에서 두 지역 간 격차는 오히려 확대됐다. 청년 인구의 대도시 이동에 따른 인구 고령화 가속화, 소비 인프라 부족 등으로 도 지역의 평균소비성향이 대도시보다 더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비수도권 지역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다각적인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며 “지역 특성에 따른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 제고를 도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한은은 “1분기 중 제조업 생산은 자동차 및 부품의 감소에도 반도체 증가에 힘입어 소폭 증가했다”며 “서비스업은 금융·보험업과 운수업이 증가했지만,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은 감소하는 등 산업별로 보합세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향후 지역 경제는 1분기보다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제조업 생산의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비스업이 보합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