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뚝심’으로 키운 신사업…K-산업, 핵심 부상

정권 압박·檢 고강도 수사에도 사업 지속 삼성 바이오·포스코 리튬, 핵심사업 성장 SK 반도체·LG 배터리, 장기적 투자 결실

2024-03-25     이상래 기자
최태원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산업계가 ‘뚝심’으로 키워온 신사업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그동안 각종 역경 속에도 흔들리지 않고 끈질기게 투자를 이어간 성과라는 평가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SK그룹, LG그룹, 포스코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이 꾸준한 투자로 바이오, 반도체, 배터리, 광물자원 사업을 키워냈다.

삼성의 바이오 사업은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바이오는 2010년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이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지목한 사업이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검찰의 ‘불법승계’ 의혹 수사에 연루돼 고강도 수사를 받으며 위기를 맞았다. 그럼에도 삼성은 바이오 사업을 포기하지 않았고, 그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시가총액은 59조원으로 성장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신수종 사업에 선정된 이후 14년 만에 신약 개발에도 나선다.

SK그룹의 새로운 시대를 연 SK하이닉스 인수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뚝심’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2011년 인수 당시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불황으로 적자 기업이었다. 반도체가 SK그룹의 정유·통신 등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도 부정적인 만큼 반대 의견이 상당했다. 하지만 최 회장은 흔들리지 않고 인수를 추진했다. 현재 인공지능(AI) 수혜로 SK하이닉스는 SK그룹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LG그룹의 핵심 사업 배터리도 위기 때마다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뚝심이 있었다. 1997년 양산실패에 이어 2005년 누적적자 2000억원에 이를 때도 구 선대회장은 “끈질기게 하면 반드시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수주잔고 500조원을 기록해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자리잡았다.

포스코그룹은 거센 ‘자원외교’ 비난 속에도 리튬사업을 이어갔다. 포스코그룹은 일찌감치 권오준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원장 지휘 아래 리튬 직접추출 기술 개발에 돌입했다. 포스코그룹의 리튬사업은 권오준-최정우 회장 체제에도 투자를 이어가 핵심 경쟁력으로 성장했다. 최근 취임한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2차전지소재 사업은) 그룹이 10여년 넘게 공을 들인 만큼 반드시 결실을 맺어 확실한 성장엔진으로 만들겠다”며 리튬사업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