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부동산 경기 추가 하락 시 건설사 손실 최대 8조7000억원"
AA등급 건설사 17개사 대상 스트레스 테스트 PF 보증‧미분양 보증 손실 5조8000억~8조7000억원 전망
2025-03-25 권영현 기자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부동산 경기의 추가 하락으로 미분양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건설사들의 전체 손실 규모가 최대 8조7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신용평가는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건설업 신용 이슈에 관한 세미나를 열고 신용등급 AA급 건설사 17개사를 상대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를 공개했다. 한신평은 부동산 경기가 현 수준에서 점진적으로 저하되는 케이스1과 급격히 악화되는 케이스2 상황을 가정하고 지난 2023년 말 기준 PF 보증과 엑시트(투자금 회수) 분양률을 달성하지 못한 책임준공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건설사들의 손실 규모를 추정했다. PF보증 손실은 PF 상환 재원이 부족하거나 본PF 전환에 차질이 생기면서 발생하는 손실금액이다. 미분양 손실은 저조한 분양실적으로 회수하지 못하는 공사대금 등을 의미한다. 다수의 잠재 손실은 신용등급 A급 건설사에 쏠렸다. A~BBB급 건설사의 PF보증 규모는 1조5000억원 가운데 잠재손실은 4조3000억~6조5000억원, 미회수 공사대금 관련 부실규모는 1조5000억~2조1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부동산 경기 추가 하락 시 건설사 전체 손실 규모는 5조8000억~8조70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한신평은 “향후 관련 손실이 순차적으로 현실화할 경우 부채비율 등 재무안전성 저하가 예상된다”며 “건설사 합산 자본규모 대비 잠재손실 비중은 17~26%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케이스2 기준으로는 건설사 합산 부채비율이 현재 188.2%에서 281.7%까지 급상승하고, 부채비율이 300%를 초과하는 업체도 현재 2개에서 7개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건설사들의 리스크로는 미분양과 PF 우발채무가 꼽혔다. 올해부터 건설사 평균 분양률 하락이 불가피하고, 주택 공급 감소에도 올해까지 입주 물량이 많은 점을 고려해 분양시장 회복이 쉽지 않다는 게 한신평 설명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한신평 평가 대상 20개 건설사의 합산 PF 보증 규모는 30조원으로 전년 대비 15.6% 증가했다. 분양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이 착공을 미루고 브릿지론의 본PF 전환이 지연되는 등 미착공 PF 보증이 해소되지 못하면서 PF 보증 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외 한신평은 태영건설을 제외하고 작년 말 기준 건설사의 합산 PF 보증을 유형별로 분류하고 있다. 도급사업 중 분양 부진 착공 사업장과 지방 주택, 비주택 미착공사업장 등 리스크가 크다고 분류된 현장이 약 12조원으로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특히 롯데건설과 GS건설, HDC 현대산업개발, 신세계건설 등은 주요 모니터링 대상 건설사로 꼽았다. 전지훈 한신평 기업평가본부 연구위원은 “올해는 계열지원과 자구안 등을 통한 유동성 확보나 PF 우발채무 부실화 여부가 건설사 신용도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며 “상반기 회사채 정기 평가 때 PF 보증이나 미분양 리스크가 큰 건설사의 유동성 관리 수준과 부실 인식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