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사상 최대 실적인데...‘新회계기준 착시’ 의견 제기

작년 당기순익 13조3578억원 기록, 전년 대비 45.5% ↑ IFRS17 적용 통해 CMS·신계약 이연 상각기간 급증 기인

2025-03-26     서효문 기자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보험사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은 기록했지만,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착시 효과가 존재해 이를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2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보험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 53곳(생명보험 22곳, 손해보험 31곳) 당기순익은 총 13조3578억원으로 전년 9조1795억원 대비 45.5%(3조1783억원) 증가했다. 업권별로는 생보사 5조952억원, 손보사 8조2626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37.6%(1조3915억원), 50.9%(2조7868억원 늘어났다. 항목별로는 지난해 수입보험료는 237조60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5조1832억원(6.0%) 감소했다. 손보사의 경우 125조2017억원으로 수입보험료가 전년보다 4.2%(5조929억원) 증가했지만, 생보사는 15.3%(20조2761억원) 줄어든 112조4075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상품별로는 손보사는 장기(3.5%), 자동차(1.4%), 일반보험(8.5%), 퇴직연금(6.6%) 등 수입보험료가 고르게 늘어났다. 반면 생보사는 저축성·변액보험이 각각 38.0%, 4.0% 수입보험료가 줄었다. 지난해 보장성보험 위주 판매 정책과 주식시장 위축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총자산이익률(ROA)은 1.09%였로 전년 대비 0.40%포인트 올랐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02%를 기록, 사상 최대 당기순익을 기록했음에도 제도 변경에 따른 순자산 증가 때문에 0.20%포인트 하락했다. 보험사들의 지난해 총자산은 1224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5%(85조5000억원) 감소했다. 자기자본은 166조6000억원으로 77조7000억원(87.4%) 증가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새로운 회계 기준 적용에 따른 착시효과’에 기인한 결과라는 시선도 적지 않다. 보험업계는 지난해 IFRS17을 도입했다. 이 회계기준 도입으로 보험계약의 미래 이익을 나타내는 ‘계약서비스마진(CMS)’ 산출과 신계약비 이연 상각기간이 확대돼 보험손익이 개선됐다는 것. 금감원 측은 “보장성 장기보험 판매 증가와 함께 IFRS17 도입에 따른 신계약비 이연 상각기간(7년 → 보험기간)과 손보사에 CMS 소급 적용 기간이 최대 5년까지 늘어났다”며 “IFRS17은 보험부채 이자비용을 투자손익으로 변경 처리하는 등의 비용 감소 효과도 가져왔다”며 작년 실적에 관해 설명했다. 즉, 판매 노력과 함께 새로운 회계기준 적용 여파로 실적이 늘어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작년 보장성 보험 판매에 집중한 상장 생보사들의 보험금 지급률은 최대 170%에 육박해 눈길을 끈다. 해당 생보사 중 작년 보험금 지급률이 가장 높은 곳은 미래에셋생명으로 167.46%를 기록했다. 이어 동양생명 114.92%, 삼성생명 113.49%, 한화생명 102.26%였다. 지난 2021년까지 100% 이하 보험금 지급률을 기록한 이들은 보장성 보험 판매 확대 행보에 따라 지난 2022년부터 해당 수치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특히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2021년 89.22%였던 보험금 지급률이 2022년 142.60%, 작년 167.36%로 3년 새 약 2배 올랐다. 업계 1위 삼성생명도 2022년부터 해당 수치가 100%를 넘었다. 연도별 삼성생명 보험금 지급률은 2021년 82.19%, 2022년 100.78%, 작년 113.49%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