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업계, ‘순한소주’ 바람

“고객 트렌드” vs “수익 위한 꼼수”…의견 분분

2014-02-25     최원석 기자
[매일일보 최원석 기자] 최근 국내 소주시장에 ‘순한소주’ 바람이 불고 있다.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소주제조 업체들이 주력제품에 대해 알코올 도수를 낮춘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국내 소주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는 하이트진로는 지난 24일 ‘참이슬’의 알코올 도수를 기존의 19도에서 18.5도로 0.5도 낮춘 제품을 출시했다.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의 도수를 지난 2007년 19.5도, 2012년 19도로 낮춘 뒤 2년 만에 다시 알코올 도수를 낮췄다.하이트진로 측은 “더욱 순한 소주를 선호하는 트렌드에 부응하기 위해 이번 소주 리뉴얼을 단행했다”며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소주의 맛을 찾아내기 위한 다양한 주질 테스트와 연구개발 과정을 거쳤다”고 전했다.롯데주류도 지난 17일부터 자사의 주력 제품인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를 1도 낮춰 18도로 생산하기 시작했다.지난 2006년 출시된 처음처럼은 당시 21도 소주가 주를 이뤘던 소주시장에서 20도 소주로 출시된 이후, 2007년 19.5도, 2012년 19도로 도수가 낮아졌다.롯데주류는 “최근 소비자 조사에서 부드럽고 순한 소주를 원하는 고객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점을 확인했다”며 “순한 소주는 이제 단순한 마케팅이 아닌 트렌드”라고 말했다.경남권의 새로운 소주 강자인 무학은 알코올 도수 16.9도의 ‘좋은데이’를 앞세워 수도권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무학은 지난 2006년 좋은데이를 출시하며 한때 부산지역에서 98%의 점유율을 보였던 대선주조의 C1소주를 밀어내고 지난해 말 기준 부산지역 소주 점유율 70%를 넘어서며 수위 자리를 고수했다.무학은 지난해 12월 제 2 창원공장을 완공, 수도권으로 본격적 진출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 저도수 소주경쟁이 치열하게 진행 될 것으로 예상된다.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저도수 소주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소주 소비를 늘리고 원가를 낮추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알코올 도수가 낮아지면 소비량은 많아지고 원가는 절감된다는 것.국내 소주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희석식 소주는 쌀보리, 고구마 등 전분질을 발효시킨 주정에 물과 감미료를 혼합해 만드는 방식으로 소주의 알코올 도수가 낮아지면 원가가 낮아진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롯데주류 등은 모두 출고가를 낮출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앞서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는 소주 도수를 낮췄던 2006년과 2012년 전체 소주 출고량이 전년대비 5% 가량의 증가한 바 있다.업체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들 업체는 당해 연도에 신제품 출시로 마케팅을 강화, 소주 출고량이 늘었다”며 “알코올 도수가 낮아진다고 해서 소비량이 늘어난다는 것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