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철 지난 '색깔론' 카드에···野 '대파 875원'으로 압박
尹, 국무회에서 갑자기 "반국가세력" 발언 한동훈 "총선 지면 '종북 세력'이 장악" 민주, 연일 '대파 875원' 민생 프레임 강조
2025-03-27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잇따라 '색깔론'을 들고 나오는 모양새다. 보수층을 최대한 결집시키고 높은 정권 심판론을 이념전으로 전환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물가 등 민생 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시대착오적인 색깔론을 꺼내 들어 야권의 '대파 875원'으로 상징되는 민생 프레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윤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일제히 색깔론을 꺼내 들며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6일 국무회의에서 "아직도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부정하고 있다"며 "사실 왜곡과 허위 선동, 조작으로 국론을 분열시키면서 나라를 지킨 영웅들과 참전 장병들, 유가족들을 모욕하는 일까지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국가 세력들이 국가안보를 흔들고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 하겠다"고 했다. 총선을 보름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이념 공세를 펼친 것이다. 여권 지도부의 입도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은 전날 선대위회의에서 "이념과 사상에 대해서는 전쟁을 치러서라도 지켜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도 지난 19일 "이번에 지면 종북세력이 이 나라의 진정한 주류를 장악하게 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의 색깔론 공세는 '종북 세력에 나라를 내주지 말자'는 내용의 현수막 논란에서 정점으로 치달았다. 국민의힘은 전날 '더 이상 이 나라를 범죄자들과 종북세력에게 내주지 맙시다'라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게시하려다가 수도권 후보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나오자 몇 시간 만에 철회한 바 있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국민의힘은 일하고 싶습니다" 등 민생 입법에 초점을 맞춘 현수막을 주로 게시해왔다. 야당을 '종북세력' 혹은 '친북세력'으로 규정하는 색깔론이 보수정당의 마지막 총선 카드로 꼽히는 만큼 총선 판세가 상당히 여당에 불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철 지난 색깔론으로 야당의 '민생 파탄론', '정권 심판론'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논란 이후 장동혁 사무총장이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비대위원장이나 저는 지금은 그것보다는 여당으로서 역할에 집중할 계획이라 최종적으로 그 홍보 문구를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