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 '격전지' 집중 지원···한동훈 '수도권' vs 이재명 '충청'

거대 양당, 접전지 중 상대적 '약세 지역' 공략 與, 인천·수원 유세···野, 충주·제천·청주 방문

2024-03-27     염재인 기자
한동훈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 대표가 격전지 가운데 상대적으로 약세 지역을 방문하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각각 인천·경기 수원과 충북 충주·제천·청주를 방문해 선거운동을 펼쳤다. 한 위원장은 '야당 심판론'과 집권 여당 이점을 활용한 지역 맞춤 공약을, 이 대표는 '정권심판론'과 민생 정책을 앞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을 하루 앞둔 이날 선거 승패를 좌우할 접전지 지원 유세를 진행했다. 우선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수도권 중 험지인 인천을 찾아 '인천발 KTX', '수도권 무제한 정액교통권' 등 지역 맞춤형 공약을 쏟아내며 지역 민심 잡기에 나섰다. 

그는 인천 남동구 만수 새마을금고 본점에서 현장 선거대책위원 회의에서 "인천은 수도권 격차 해소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국민의힘은 인천의 교통격차 해소에 집중할 것"이라며 "인천발 KTX, GTX-B 등 초고속 교통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주요 도시 교통 혁명을 통해 '교통 상전벽해'를 이루고 인천을 다시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돌려놓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회의가 끝난 직후 인천 남동구 모래내시장, 인하 문화의거리 등에서 거리인사를 진행했다. 그는 손범규(남동갑)·신재경(남동을) 후보와 연단에 올라 두 후보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면서 "손 후보, 남 후보와 함께 인천을 확실하게 바꾸겠다. 남동구가 새롭게 뛸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외쳤다. 그는 발언 내내 두 후보와 어깨동무를 하는 등 친밀감을 드러내며 거듭 지지를 요청했다. 

인하 문화의거리에서는 청년 유권자들을 향해 맞춤형 정책을 내놓을 것을 예고했다. 그는 "저희의 정책은 청년의 미래를 책임지는 정책이다. 여러분들의 마음을 담는 정책을 준비하고 제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지원 유세에서 한 위원장은 이 대표와 민주당을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모래내시장 방문에서 "인천이 지금까지 충분히 발전해 왔나. 그렇지 않다"며 "우리에게 맡겨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인천 현장 선대위 회의에서는 "이 대표는 손을 모으며 '셰셰' 하는 그런 행동을 보여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며 "그런 식의 외교정책은 민주당이 주장해 온 영주권자에 대한 상호주의를 배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천 방문을 마친 한 위원장은 경기도 '정치 1번지'이자 야당 강세 지역인 경기 수원을 방문해 지원 유세를 진행했다. 

반면 이 대표는 같은 날 격전지인 충정 지역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야당 입김이 약한 충주·제천·청주를 공략했다. 선거 때마다 전체 판세를 좌우하는 곳이 충청이지만, 충북의 경우 보수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해 '중원의 험지'라고 일컫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김경욱 후보(충주) 선거사무소에서 범진보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과 함께 현장 선거대책위원회를 열고 '정권심판론'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2년간 국민은 윤석열 정권에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줬고 기다릴 만큼 기다렸고 참을 만큼 참았지만, 돌아온 것은 민생 경제 몰락과 민주주의 파괴, 미래 실종, 평화의 위기"라며 "책무를 가볍게 여기고 심지어 배반한 권력은 국민의 엄정한 심판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정권 심판에만 머무리지 않고 모든 국민의 더 나은 삶,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겠다"고 부연했다. 

그 일환으로 △출생 기본소득 △기본주택 △대학 무상교육 △간병비 건강보험 적용 △어르신 하루 한 끼 지원 등 '기본사회 5대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국가 책임을 강화해 누구나 기본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든든한 토대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회의를 마친 뒤 충주 무학시장과 자유시장, 제천 동문시장을 방문해 민주당에 힘을 실어줄 것을 호소했다. 그는 무학시장에서 "윤석열 정권의 가장 큰 잘못은 경제를 폭망시킨 것, 한반도 평화를 위기에 빠뜨린 것, 민주주의를 파괴한 것도 잘못했지만 더 큰 잘못은 국민들을 '대결'과 '적대의 장'으로 몰아넣은 것"이라며 정권 심판론을 강조했다. 

이어 "아주 미세한 차이로 승부가 날 것 같다. 특히 충주 이 지역은 지금 약간 모자란 것 같다"며 "여러분이 얼마나 행동하고 실천하느냐에 따라 원하는 세상이 만들어진다. 여러분이 얘기하는 답답한 현실도 바꿀 수 있다"고 외쳤다. 

제천 동문시장 연설에서는 "여러분 손의 여러분의 인생도 달렸고 자녀의 미래도 달렸다"며 "이번 4·10 총선에서 여러분이 직접 나서서 이 나라 주인이 국민이다. 제천 시민이 주인이라는 것을 보여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