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현장] "동작 발전엔 나경원" vs "류삼영 뽑아 尹 정부 심판"
수도권 총선 최대 격전지로 부상한 서울 동작을 나경원측 "밑바닥 민심 긍정적···지역 발전 이끌 사람" 류삼영측 "주민의 정부 심판 의지 높아···판세는 5대5"
2024-03-28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여야가 수도권 총선 결과를 좌우할 '한강 벨트' 승부에 선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와 류삼영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맞붙는 서울 동작을은 한강 벨트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28일 <매일일보>가 접한 동작을 민심은 '백중세'였다. 동작 발전을 위해 지역 현안을 잘 알고 정치 경험이 풍부한 나 후보를 뽑겠다는 판단과 정부의 독선을 견제하기 위해 류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지겠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14일 동작을에서 재선한 나 후보를 일찌감치 단수 공천했다. 나 후보는 17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해 내리 4선을 한 중진 정치인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정치 신인이었던 이수진 민주당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지만, 동작 텃밭만 10년을 일궈온 것은 강점으로 꼽힌다. 류 후보는 지난해 12월 민주당 총선 영입 인재 3호로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동작을에 전략 공천됐는데, 지역 연고는 없지만 '정권 심판'의 상징성을 가진 인물로 지역에서 빠르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류 후보는 재작년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다가 좌천당한 후 경찰 조직을 떠났다. 이날은 4·10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날이다. 자정 직후 지역 순찰 등으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한 나 후보는 오전 7시 유동 인구가 많은 총신대입구(이수)역 14번 출구에서 출근길 인사에 나섰다. 비가 조금씩 떨어지는 궂은 날씨에도 나 후보는 역사 입구에 자리를 잡고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건넸다. 바쁜 걸음을 재촉하는 시민이 대다수였지만 나 후보를 격려하기 위해 가던 길을 멈추고 안아주는 시민도 있었고, 수차례 사진 요청을 받기도 했다. 한 시민은 "고생이 많다. 열심히 해 왔으니까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나 후보를 응원했다. 지하철 역사에서 본지와 만난 김영순(61)씨는 자신을 '20년 사당동 주민'으로 소개하며 "나 후보는 사람이 꾸밈이 없고 주민들에게 참 겸손하다"며 "동네에서 사람들도 열심히 만나고 다닌다. 타 후보보다 지역을 잘 아는 나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작에서 직장을 다닌다는 박영철(57)씨는 "나 후보의 자녀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장애인 배려와 봉사를 많이 한다고 들었다"며 "주변에서도 평가가 좋다. 지인들에게 나 후보를 뽑으라고 독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동작에 살면서 1시간 거리의 출퇴근을 하고 있다는 노유정(30)씨는 "동네 친구들과 얘기하면 정부가 못해서 민주당 후보를 뽑아야겠다는 얘길 나누면서도, 지역 발전은 나 후보가 낫지 않겠냐고 생각한다"며 "솔직히 나 후보가 낸 교통 공약이 솔깃하긴 하다"고 밝혔다. '정권 심판론'을 앞세운 민주당에 나 후보는 지역맞춤 후보로 자신을 소개하며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나 후보 명함에는 지역 현안과 관련된 공약이 꼼꼼히 적혀 있었다. 과학중점학교 설치와 학군 조정 등을 담은 '교육특구 동작'을 포함해 버스노선 신설·연장 등 교통정책을 담은 '사통팔달 동작', 문화·체육시설 인프라를 15분 이내 거리에서 즐길 수 있게 하는 '15분 행복 동작' 등이 대표적이다. 나 후보 캠프 관계자는 "밑바닥 민심은 좋다고 느낀다"며 "만나는 시민들도 '동작을 지킨 사람이 동작을 다시 맡아야 한다'거나, '정권 심판이 우리 동네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는 말씀을 주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