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낙동강 벨트 표심, '메가시티' 정책 '변수' 되나

이재명, "與 반대한 '부울경 메가시티' 재추진"···낙동강 벨트 표심 호소 與, '메가 서울' 역풍 우려 "동남권·서남권도 메가시티 설치" 입장 선회

2024-03-28     이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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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4‧10 총선에서 서울 마포·용산·성동·광진·영등포·동작 등 일명 '한강 벨트'와 부산 북구·강서구·사상구·사하구 및 양산·김해 등 '낙동강 벨트'의 선거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지역의 표심이 전체 선거의 행방을 결정지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양당이 각각 주력하는 '메가서울'과 '부울경 메가시티' 정책에 대한 여론 판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부산·울산·경남을 중심으로 하는 '부울경 메가시티'를 재추진하며 동남권의 민심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25일 경남 창원에 위치한 당 경남도당을 방문해 "집권 여당이 부울경 메가시티를 좌초시키고 메가시티 서울만 주장한다"며 "부울경 메가시티를 부활시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부울경 메가시티'는 지난 2020년 민주당 정치인들이 추진한 지역 균형 발전 목적의 프로젝트다. 당시 민주당 소속의 김경수 경남도지사,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등이 뜻을 모아 부울경을 단일 경제 생활권으로 조성하고, 동북아 8대 메가시티로 탄생시키자는 것에 합의를 이뤘다. 1000만명 규모의 부울경 생활권이 등장한다면 서울의 '일극 체제'가 '양극 체제'로 변화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에 민주당은 2021년 지방자치법을 전면 개정하고 메가시티의 설치 근거를 마련했다. 이후 2022년 4월 메가시티 출범을 공식화했으나, 같은 해 6월 지방선거에서 경남·부산·울산의 지방자치단체장이 모두 국민의힘 소속으로 바뀌며 계획이 사실상 취소됐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당선 직후 메가시티의 재검토를 선언했으며, 박완수 경남도지사도 메가시티 추진에 있어서 "서부 경남의 발전 방안이 전제돼야 한다"며 사실상 계획 철회 의사를 시사했다. 지역 간 이견이 상당수 존재하고, 부울경 메가시티가 전직인 김경수 지사의 대표적인 정책인 만큼 이를 승계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메가 서울'을 꺼내들며 '부울경 메가시티'에 대한 추진 필요성이 다시 부상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0월 실시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것을 계기로 수도권의 민심을 되돌리겠다며 '메가 서울' 계획안을 꺼내들었다. '메가 서울' 계획은 우선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전제하고 있고, 김포·고양·의정부·부천·광명·과천·성남 등 경기 곳곳의 서울 편입 역시 고려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로 출퇴근 하는 경기도 시민들에게 단일한 생활권을 제공하고, 서울 시민들에 역시 면적 확장을 통해 보다 풍부한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메가 서울'에 대한 수도권 내 찬성 여론이 증가하면서, 지방 간 격차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발생한다는 것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통합이 수도권의 경제적 중심성을 강화시키면서, 동남권의 여당 비토 여론 역시 점차 증가했다. 민주당의 '메가시티 재추진' 카드도 이러한 추세에 편승해, 전통적인 여당 강세 지역인 부울경에서의 여론 전환을 노리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여당도 최근 권역별 메가시티 추진 필요라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국민의힘은 서울 외에도 부산·광주를 각각 '동남권·서남권 메가시티'로 키워나가겠다는 공약을 발표했고, 지난 11일에는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박현준 부산시장, 김두겸 울산시장이 '제2회 부울경 정책협의회'를 개최하며 △미래 신성장 산업 육성 △초광역 인프라 구축 △인재육성·관광 플랫폼 공동 추진 등의 3대 분야 14개 사업을 완수하겠다는 목표를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