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난국' 신세계건설, 돌파구는 있는가
작년 영업손실 1878억원, 부채비율 1000% 육박 지방권 사업장 집중··· 손실 폭 확대 가능성 상존 현금성 자금 대량 확보·그룹사 물량 기대감 여전
2024-03-28 권한일 기자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신세계건설이 주요 사업에서 적자 폭이 늘고 부채가 급증하는 악순환에 빠졌다. 최대 주주이자 모(母)기업인 ㈜이마트마저 실적 악화로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에 나서는 등 그룹사 지원 여력을 둘러싼 의문 부호도 커지는 양상이다.
다만 최근 단행한 회사채 발행 및 레저부문 매각 등 굵직한 재무 개선 작업과 신세계그룹 계열사 발주로 진행 중이거나 예정인 대형 공사들의 매출 인식, 강화된 관리 부서를 통한 리스크 해소 노력 등으로 재무 건전성이 차츰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교차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작년 말 기준으로 1878억원의 영업손실과 1조1417억원의 부채를 떠안고 있다. 이 회사 부채비율은 952%, 각종 손실에 따른 영업활동 현금흐름 적자는 1754억원에 달한 상황이다. 총차입금은 1년 만에 6배 넘게 불어난 3442억원, 순차입금 비율은 178.6%로 높아졌다. 2년 새 급증한 영업 적자로 2021년 1671억원까지 끌어올린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163억원 결손금으로 돌아서는 등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구광역시 등 부동산 침체와 미분양 문제가 심각한 곳에 사업장이 집중돼 실적 하락을 예상했지만, 발표된 실적은 더욱 참담했다. 신세계건설의 부채 증가 폭과 부채비율은 시공능력 상위 50위권 이내 중대형 건설사들 가운데 워크아웃에 착수한 태영건설을 제외하면 사실상 최악의 결과다. 지난해에 △대구 칠성동 주상복합(빌리브 루센트, -375억원) △대구 수성4가 공동주택(빌리브 헤리티지, -234억원) △부산 오시리아 리조트(-310억원) 등에서 대형 손실이 발생한 반면, 대형 수익으로 인식된 현장은 없어 매출을 제외한 거의 모든 실적 지표가 악화됐다. 이 회사 총매출의 86.0%가 집중된 민간 건설 부문에서 분양 실적이 급감한 데다 주요 자재값 급등 속에서도 기존 책임 준공 계약으로 인해 추가 공사비 협의가 어려운 기수주 현장의 원가율이 치솟은 영향이다. 신세계건설의 원자재 매입 단가를 보면 레미콘(경인지역 기준, M3)은 2021년 4분기 7만1000원에서 작년 4분기 8만8700원으로, 아스콘(수도권, 톤당) 5만8000에서 7만7000원으로 각각 24.9%, 32.8% 급등했다.